[안희권기자] 애플과 IBM의 제휴에 이어 구글과 HP도 기업용 모바일 소프트웨어 사업에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 애플 등 모바일 플랫폼 업체와 IBM, HP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서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데에는 시장 패러다임 변화와 상호 이해관계라는 적절한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이를 보충해줄 신규 수요처를 찾고 있는 상태.
특히 애플은 프리미엄 전략에 따라 책정된 높은 가격대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신흥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기기만큼 팔지 못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로 아이패드 판매량은 이미 지난 2분기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성장 해법, 제휴서 찾다
이는 구글도 마찬가지다. 안드로이드가 세계 모바일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지만 이대로 안주할 수도 없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높은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주 수입원중 하나인 모바일 검색광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과 구글은 성장 한계에 다다른 소비자 시장에서 벗어나 다른 곳을 찾아야만 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플과 구글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기업(법인고객) 시장이다. 이미 기업 시장에 태블릿을 공급하고 있는 두 회사지만 쓸만한 업무용 모바일 소프트웨어가 딱히 없어 기업 시장에서의 태블릿 판매실적은 매우 저조한 실정.
하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IBM이나 HP와 손잡을 경우 애플이나 구글 모두 이런 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애플과 IBM은 지난달 제휴를 맺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 엔지니어들은 우선 다양한 산업군에 특화된 앱 100개 이상 개발에 착수했다.
반면 구글과 HP는 아직 협상중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부는 HP와 제휴를 맺고 음성 검색 서비스인 구글나우를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접목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제휴가 성사될 경우 기업 고객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업무에 필요한 재무 데이터와 제품 자산 현황을 음성으로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애플이나 구글은 IBM, HP 등과 제휴로 약점을 보완하고 기업 시장을 새로 개척해 성장세를 가속시키려는 것이다.
◆ PC 퇴조로 플랫폼 제휴 통해 모바일 강화
IBM과 HP도 애플, 구글 등 플랫폼 업체와 제휴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PC 시대가 저물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석 시대가 열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IBM은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속해서 적자를 냈던 저가 서버 사업을 매각했고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IBM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후 기업들은 기존 서비스를 모바일 기기로 이용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IBM은 이 고민을 애플과 제휴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자사 핵심 솔루션을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데 애플만한 제휴사도 없기 때문이다.
HP도 마찬가지다. HP는 최근 재도약을 위해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게다가 HP는 지난해 천재 개발자로 알려진 레이 오지를 이사진에 앉혔다. 그는 로터스 노츠를 개발하면서 천재 개발자로 명성을 날린 인물로 HP의 소프트웨어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HP도 IBM처럼 모바일 부문이 발목을 잡고 있다. HP는 구글과 손잡고 이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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