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IBM이 끝내 x86 서버 사업 부분을 레노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매각 범위가 저사양 x86 서버 부분으로 점쳐졌지만 IBM은 x86 서버 사업부 전체를 매각하는 쪽을 택했다.
IBM은 지난 2005년에도 레노버에 PC사업부를 12억 5천만 달러에 매각한 바 있다.
IBM은 24일 레노버와 IBM x86 서버 사업의 매각을 위한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 계약 범위는 시스템x, 블레이드센터, 플렉스 시스템 블레이드 서버 및 스위치, x86 기반 플렉스 통합 시스템, 넥스트스케일과 아이데이터플렉스 서버, 블레이드 네트워킹과 유지보수 업무 등이 포함된다. x86 서버 사업 관련 전체 비즈니스를 매각한다는 것이다.
매각 규모는 23억 달러(약 2조5천억원)로 이중 20억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레노버 주식으로 받게 될 예정이다.
IBM은 시스템z 메인프레임과 파워시스템, 스토리지 시스템, 파워시스템 기반의 플렉스 서버, 퓨어애플리케이션 및 퓨어데이터 등의 어플라이언스 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매각 완료 이후 레노버는 고객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을 이관받게 되며 IBM도 당분간 레노버를 대신해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IBM x86 서버 사업 매각 이유는?
IBM은 지난 해 초부터 레노버와 x86 서버 사업을 담당해 온 시스템x 사업부의 매각을 논의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x86 서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IBM 입장에서는 이 사업을 포기하는게 낫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다.
x86 서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 파워시스템을 통한 차별화된 리눅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x86 서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x86 서버의 경우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운영체제(OS) 서버와는 다르게 인텔 계열 프로세서로 단일화돼 있어 제품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인텔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개발하면 서버 벤더들이 하드웨어 디자인만 다르게 하여 출시하는 수준이라 성능이나 기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x86 서버 시장은 가격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HP나 델, 후지쯔, 오라클 등 대형 벤더들 뿐 아니라 슈퍼마이크로와 퀀타시스템 등도 경쟁을 벌이고 있어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특히 IBM은 다른 x86 서버 벤더와는 다르게 파워시스템에서 리눅스 OS까지 지원할 수 있어 x86 서버가 없더라도 사업 공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파워시스템은 IBM이 자체 개발한 파워 프로세서 기반 서버로 OS에 종속되지 않는 하드웨어라 유닉스 계열인 AIX 와 리눅스 OS, IBM iOS까지 모두 탑재 가능하다.
◆ 레노버, x86 서버 시장 강자로 부상
IBM의 x86 서버 매각으로 레노버는 HP, 델과 함께 전 세계 x86 서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레노버는 중국 내에서 이미 공격적인 x86 서버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사업을 확장하면 시장 구도 개편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 한국IBM의 x86 서버 시장점유율은 20% 수준으로 HP와 델의 뒤를 잇고 있다.
특히 IBM의 x86 서버 매각으로 직원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IBM 측은 롤리와 상하이, 센젠, 타이페이 등을 비롯해 전 세계 약 7천500여명의 x86 비즈니스 담당 IBM 직원들은 레노버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정부분의 인력감원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IBM에서 x86 서버 사업을 담당하는 50여명의 직원들은 일부만 레노버 코리아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뿔뿔히 흩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BM x86 서버 사업부 직원들은 이번 매각 결정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국내 파트너사들 또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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