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0인치대 울트라HD(UHD) TV로 격돌한다.
그동안 삼성과 LG는 55·65인치를 보급형으로 내세웠지만, 가격이나 크기면에서 '보급형'이라고 하기에 소비자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UHD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양사의 전략도 달라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 중 40인치대 보급형 UHD TV 판매를 본격화 한다.
삼성전자는 48인치 UHD TV를 중남미·유럽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LG전자는 49인치 UHD TV를 국내·외에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스페일 말라가와 지난 5일(현시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삼성포럼'에서 48~110인치 UHD TV를 선보였다. 지난해 55·65·85인치 3종에 불과했던 라인업이 5종으로 확대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48형 UHD TV는 국내보다는 유럽·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할 것"이라며 "2분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달 세계가전전시회 'CES2014'에 선보인 49형 UHD TV를 상반기 중 출시한다.
LG전자는 CES에서 105·98·84·79·65·55·49인치의 다양한 크기의 UHD TV가 선보인바 있다. 84·65·55인치 UHD TV는 이미 판매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49인치 UHD TV는 2분기내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외 출시시기는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55인치 UHD TV가 300만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100만~200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업 대폭 확대···UHD TV 시장 선도 야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까지 UHD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2012년 당시 84형 UHD TV 출시 가격은 2천500만선, 삼성전자의 85형 UHD TV는 무려 4천만원이나 됐다.
지난해 출시된 보급형 라인의 경우에도 55형이 400만~600만원, 65형이 600만~800만원대에 판매됐다. 현재 55형이 300만, 65형이 500만원대까지 가격이 인하됐지만 크기나 가격이 소비자 눈높이보다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사이 30~40인치대 UHD TV 시장은 세이키나 TCL 등 중국업체들의 독무대가 됐다. 세이키의 39인치 UHD TV는 40만원대다.
업계관계자는 "UHD는 화면의 크기가 클수록 선명한 화질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보통 40인치대를 가장 선호한다"면서 "지난해까지는 시장이 작아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했다면, 올해는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UHD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물량공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UHD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5만대에서 올해는 1천269만대, 내년 3천46만대로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 T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CES에서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야 한다"며 "시장의 니즈가 있으면 항상 가서 제품을 내놓을 생각하고 있다"며 30~40인치대 TV 출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현회 LG전자 사장도 "LG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84인치 TV로 UHD TV 사업을시작한 다음 치고 나가지 못한 아쉬움 있다"며 "UHD TV 시장은 이제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올해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쥘 것을 시사했다.
◆UHD TV 왕좌는 내차지…韓·中·日 삼국지
더욱이 세계 TV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UHD TV 시장은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유독 UHD TV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UHD TV시장 1위는 점유율 24.3%를 차지한 소니다. 또 중국업체인 스카이워스(17.9%)와 TCL(11.3%)이 2, 3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삼성전자(10.1%)와 LG전자(6.0%) 순.
삼성과 LG보다 100만원가량 저렴한 소니의 가격 공세에, 저가 패널로 국내 제조사들의 절반 가격에 UHD TV를 판매한 중국업체에 밀려 차기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형국인 것.
다행히 삼성전자는 3분기 점유율을 두자릿수로 끌어 올리면서 맹추격에 나섰다. 특히 전략지인 북미·유럽 등에서는 절반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소니를 꺾고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 했다. 올해 이 여세를 몰아 세계 UHD TV시장 왕좌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반면 같은 기간 오히려 점유율이 3.8%p 하락한 LG전자 역시 올해는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앞세워 실지를 회복한다는 각오다.
다행히 올해 시장 전망 등 상황도 긍정적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월드컵, 올림픽 같은 스포츠 특수가 기대되는 데다 앞서 달렸던 소니는 오는 7월까지 TV 사업을 분사할 예정이어서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UHD TV 시장도 커지면 결국 물량공세 싸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과 LG가 뒤처졌던 가격경쟁력을 앞세울 수 있다면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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