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오는 6·4 지방선거가 불과 12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간 최접전 지역은 역시 서울이다.
정치권에서 역대 서울시장들도 자연스레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됐다. 이명박 대통령 등 실제로 대통령이 된 사례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본인은 서울시장을 중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야권의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6·4 지방선거 구도를 상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꼽히는 정몽준·이혜훈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등에 비해 경쟁력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컷뉴스와 여론조사기관 포커스 컴퍼니가 지난 23일 서울시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5.9%가 박원순 시장을 가장 적합한 차기 서울시장으로 꼽았고, 이어 안철수 의원 측 후보 16.4%,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10.4%, 김황식 전 국무총리 8.0%,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2.9% 순이었다.
새누리당 측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22.3%에 그쳐 박원순 서울시장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박 시장이 현재로서는 압도적 우세다. 박 시장의 시정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응답자 66.1%가 '잘한다'를 선택해 '못한다' 19.6%의 3배가 넘는 지지를 보였다.
안철수 의원 측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도 '박원순 36.9%, 정몽준 24.3%, 안철수 측 후보 22.0%'-'박원순 37.3%, 안철수 측 23.4%, 김황식 21.3%'-'박원순 41.0%, 안철수 측 24.1%, 이혜훈 13.7%'로 나오는 등 어떤 구도에서도 박 시장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막상 선거판이 시작되면 여야가 박빙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경쟁으로 여권 지지층들의 결집을 이루면 여권 후보의 경쟁력이 크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승리한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모든 야권과 안철수 의원 지지세력이 힘을 합쳐 초반 박원순 시장의 경쟁률이 50%를 육박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한 때 지지율 역전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박빙 경쟁을 펼쳤다.
이 때문에 야권 연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측은 전국 차원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민주당만의 후보로 볼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연대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양보를 거론한 안철수 신당 측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면 양보할 수 있다"고 해 단일화 가능성도 어느 지역보다 크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50% 지지율의 안철수 의원이 고작 5% 지지율의 박 시장에게 양보한 후 대선 주자로 평가받은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나리오는 안철수 신당이 박원순 시장에 버금갈 만한 후보를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의 양보 이후 오히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안철수 신당은 야권 지지층의 원망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 측은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안 의원이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출마를 권유했지만, 장 교수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당 측에서는 안 의원이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 의원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거부하면서 이같은 주장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것은 신당의 고민이다.
설 연휴가 지나면 각 당 후보들의 출마 결심이 정해지고 선거 구도가 짜여지게 된다. 안철수 의원이 창당준비위원회를 2월 중순으로 앞당기겠다고 하는 등 안철수 신당 후보의 윤곽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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