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2013년을 정리하고 2014년을 맞이하며 눈 여겨 볼 게임의 화두 중 한 가지는 플랫폼이다. 치열해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의 키는 플랫폼이 쥐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남녀노소를 모두 게임의 세계로 초대하며 여러 종류의 '국민게임'을 만들어냈다. 메신저 라인의 게임 센터도 스타 게임의 산실이기는 마찬가지. 세계 시장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중국내 인기 모바일 게임의 배경에도 메신저 '위챗'이 있다.
카카오와 라인, 위챗이 보여 준 것은 '플랫폼의 위력'이다. 좋은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어떤 플랫폼을 발판으로 서비스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2013년을 깜짝 놀라게 한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배경에도 역시 플랫폼이 있다. 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두 모바일 게임사는 각사가 보유한 플랫폼을 활용해 보다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게임의 양대 산맥이었던 두 거목의 빅딜도 결국 플랫폼에서 비롯된 셈이다.
2014년 세계로 향하는 게임들의 성공 전략에도 플랫폼이 중요한 자리를 점하고 있다.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구축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성패 역시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진화와 업체들의 선점 전략은 2014년 게임 시장을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 카카오가 키워 놓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선데이토즈, 넥스트플로어는 소위 카카오 키즈로 불린다. 이들 업체는 카카오 게임하기로 데뷔하면서 소위 대박을 냈다. 매달 수십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며 두 업체는 게임업계의 신진 세력으로까지 부상했다. 선데이토즈는 신예 게임사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 코스닥 상장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 제휴 게임사들의 게임 총 판매액은 3천480억 원. 1천182억 원이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무려 194%나 증가했다.
또한 100만 다운로드 수 달성을 손에 꼽았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무려 8개의 카카오 게임들이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전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앞으로의 성장 여력이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에 출시된 게임은 300종이 넘어가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 시작 당시에만 해도 10여종의 소수 게임으로 게임 종류가 한 눈에 들어와 게임당 이용자 유입률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순위를 올리기 위한 다운로드 마케팅 등이 필수가 됐고, 중소 업체들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조차 힘들어하고 있다.
수수료도 문제다. 현재 카카오는 게임 매출의 약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이용자 풀을 게임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고 그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구글이나 앱스토어에 전체 매출의 30%를 떼어주고 카카오에도 30%를 지불하고 나면 수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 비용까지 늘어나 이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은 게임 분야의 대기업들 뿐이다.
한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한 게임 출시가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대기업들 게임이 높은 매출을 장기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중소 업체들의 게임 출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3억 가입자로 위력 발휘하는 라인 게임
메신저 라인도 모바일 게임 매출이 6개월 새 350% 급상승을 보였다. 3분기에만 매출 1천750억 원을 냈다.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가입자 3억 명을 자랑하는 라인은 대표 게임 '라인 포코팡'을 히트시키면서 위력을 보여줬다. '라인팝' 등 현재 약 4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올해 라인 매출의 약 60%는 라인 게임에서 나왔다.
라인 게임이 이렇게 성공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들도 해외 진출을 위해 라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일본에서 '라인 윈드러너'를 출시한 후 국내에서보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파티게임즈도 '라인 아이러브커피'로 대만 등 중화권에서 총 다운로드 수 400만을 훌쩍 넘겼다.
라인주식회사의 한 관계자는 "라인은 자체 게임을 중심으로 소수 게임을 중량감 있게 선보이면서 게임 센터를 운영해 왔고, 단순한 게임 채널링 개념이 아닌 퍼블리싱 개념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 성공의 주요한 이유였던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 신생 플랫폼도 속속 등장
카카오, 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야 하는 법. 이 곳에서 한계를 느낀 업체들은 대안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프리카TV 게임센터', '오마이갓게임센터' 등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대안 플랫폼들이다. 게임 아이템 거래 업체인 아이템베이도 아이템베이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게임 플랫폼 형태로 진화시키며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오마이갓게임센터을 개발한 둡 관계자는 "앞으로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마이갓게임센터도 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 개발사들이 마케팅에서 고전을 겪는 만큼 이를 해소해 주면서 함께 성장하는 게임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컴투스 허브와 게임빌 서클에 거는 기대도 크다.
컴투스를 인수한 게임빌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3억 명 가입자를 보유한 게임빌 서클과, 4천만 가입자를 가진 컴투스 허브의 통합도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였던 두 업체들의 협력이 앞으로 어떤 위력을 발휘할 지 주목할 일이다.
이부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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