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삼성과 애플이 배상금 재산정을 위한 공판 첫날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서로 생각하는 배상금 액수 차이가 3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큰 격차를 보였다.
애플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열린 배상금 재산정 재판 모두 진술에서 삼성에 받을 손해배상 청구액을 3억7천900만 달러로 낮췄다고 새너제이머큐리뉴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는 이번 재판에서 이슈가 된 배상금 4억1천만 달러에 비해 3천만 달러 가량 하량 조정한 액수다.
하지만 삼성의 생각은 달랐다. 삼성 변호인단은 애플에 지불할 배상금이 5천200만 달러 수준이 적당하다고 맞섰다. 양측이 생각하는 배상금 액수가 3억6천만 달러에 달해 재판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재판은 지난 해 8월 배심원들이 삼성에 부과한 배상금 10억5천만 달러 중 4억1천만 달러에 대해서만 다룬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3월 배상금 중 6억4천만 달러만 인정하고 나머지 액수는 추가 재판을 통해 재산정하라고 판결했다.
◆애플, 잡스 동영상 틀면서 호소 vs 삼성 "아이폰과 갤럭시 달라"
이날 모두 진술에서 애플 측 변호인은 3억7천900만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애플 측은 ▲특허 침해로 인해 발생한 손실 1억1천378만 달러 ▲삼성이 취득한 부당 이익 2억3천137만 달러 ▲삼성이 지불해야 할 로열티 3천463만 달러 등을 합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 변호인들은 이날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하던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모두 진술을 했다. 잡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애플 측 해롤드 맥엘히니 변호사는 "3억7천900만 달러는 삼성엔 저렴한 액수"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 측의 빌 프라이스 변호사는 아이폰이 혁신적이지 않다고 맞섰다. 프라이스 변호사는 "갤럭시 폰을 선택한 사람들은 (아이폰에 비해) 화면도 더 크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논리를 토대로 특허 침해로 인해 애플이 잃어버린 이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라이스 변호사는 또 합리적인 수준의 로열티는 2만8천 달러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배상금 액수는 5천200만 달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삼성의 총 배상액 10억 달러 훨씬 못 미칠 듯
삼성이 애플에 지불한 적정 배상금을 산정할 이번 재판은 다음 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에선 지난 해 8월 배심원들이 부과한 배상액 중 4억1천만 달러에 대해서만 다룬다. 대상 제품 역시 미국에서 판매된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13종이다.
배심원들은 삼성, 애플 변호인들의 변론을 들은 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배상금 액수를 산정하게 된다. 애플이 배상금 요구액을 3억8천만 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삼성이 애플에 지불할 총 배상액은 10억 달러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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