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PC강자 레노버의 모바일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자리를 노리며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레노버의 스마트폰 판매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신진 시장 성장세를 고려할 때 레노버의 선전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18일 레노버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1분기(4월~6월) 매출은 88억달러(한화 약 9조8천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0%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가 늘어난 2억200만달러(한화 약 2천253억원), 순이익은 23% 늘어난 1억7천400만달러(한화 약 1천940억원)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레노버의 스마트폰·태블릿PC 사업부 매출은 총매출의 14% 수준. 지난해 같은기간 7% 수준과 비교하면 1년새 비중이 2배로 늘었다.
실제로 레노버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역시 2배 이상 증가, 세계 3위를 넘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레노버는 점유율 4.7%로 4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약 1천67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44%가 늘었다.
1위는 7천138만대로 점유율 31.7%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다음으로 3천189만대, 점유율 14.2%를 차지한 애플, 1천147만대로 점유율 5.1%를 기록한 LG전자 순이다.
또 레노버는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같은 조사(판매량 기준)에서는 점유율 4.6%로 삼성·애플·LG·ZTE·화웨이에 이어 6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 차이는 1%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3위인 LG전자가 5.3%, ZTE 4.9%, 화웨이가 4.8% 순이었다.
◆안방에서만 호랑이?
레노버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 저가 스마트폰 전략에 성공했기 때문.
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7천880만대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4%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로 세계 최대 시장이다. 레노버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12.3%로 1위 삼성전자(19.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레노버의 중국 외 지역 판매량 비중이 전체의 10%, 약 100만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국 지역 판매량이 전체의 90%(약 970만대)를 웃도는 셈. 안방을 넘어서면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얘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가 스마트폰 판매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되고 있고, 신진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는 점에서 레노버의 성과는 눈길을 끈다.
양 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은 400달러나 그 이하가격의 단말기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개도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것은 값싼 단말기"라고 이를 강조했다.
PC업체 관계자는 "인도와 중국같은 신흥시장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100%가 넘는다"며 "저가 제품으로 공략에도 워낙 규모가 큰 시장이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선진국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양 위안칭 CEO는 지난 5월 WSJ와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은 레노버의 새로운 기회이자 성장 동력"이라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도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고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PC업체로 부상한 레노버가 중국 등 신흥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 입지를 더욱 확대할 지 주목된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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