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향후 5년 안에 1테라비트(Tb)급 V낸드를 선보인다.
6일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신개념 3차원 수직구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 최정혁 전무는 이날 브리핑을 갖고 "기존에는 30나노에서 20나노, 10나노로 공정을 미세화하면서 각 디자인별로 별도 설비가 필요했다"며 "앞으로는 적층 기술만 있으면 돼 기술 개발이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향후 1Tb로 가려면 5년 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에서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HDD를 대체하는 SSD에도 낸드 플래시가 사용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V낸드는 업계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b) 제품이다. 삼성이 독자 개발한 '3차원 원통형 CTF 셀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 기술을 적용해 기존 20나노급 단층 구조 제품 대비 집적도가 2배 이상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수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기존 2차원 CTF 기술을 입체 기술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쓰기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고, 셀 수명인 쓰기 횟수 또한 제품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대폭 향상됐다. 소비전력 역시 절반으로 크게 줄었다.
삼성은 특히 이번 발표에 신중을 기했다. 세계 최초 양산이기 때문에 발표를 서두르는 것이 보통이지만 당초 개발 상황보다 공식 발표는 더 늦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미 2년 전에 8단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V낸드를 시험하고 지난해에는 24단 제품을 만들어 1년 동안 기술 검증 과정을 거쳤다.
◆더이상 EUV에 투자 안해…내년부터는 중국 시안에서 양산
앞으로 삼성전자는 기존 낸드플래시 공정 전환에 필요했던 포토장비에 더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 전무는 "기존 낸드플래시는 집적도가 제한돼 10나노 이후 기술을 연장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위로 쌓아올리는 기술만 확보하면 돼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10나노급 공정 도입으로 셀간 간격이 대폭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돼 미세화 기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3차원 수직 구조를 적용한 V낸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
특히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셀을 쌓아올리기 때문에 공정 미세화라는 개념도 더이상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최 전무는 "기존 라인에서 장비를 하나도 교체하지 않고 공정을 바꿀 수는 없지만 업그레이드 장비도 훨씬 싸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V낸드를 양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V낸드는 SSD 제품에 가장 먼저 탑재된다. 특히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 신뢰성이 증가한 고신뢰성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 SSD보다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SSD에 먼저 사용할 예정이다.
최 전무는 "이번 24단 V낸드를 시작으로 향후 테라 비트까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V낸드를 적용하면 SSD 제품이 향후 TB급으로 발전해도 지금의 256GB급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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