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부실 우려는 완화중"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는 3일 오전 열린 국회 가계부채 청문회에서 "가계부채의 구성과 채무상환능력 등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나 금융회사 부실로 전이될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분기부터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둔화되는 추세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1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6%까지 치솟았으나, 꾸준히 낮아져 지난 1분기에는 4.9%까지 떨어졌다.
대출구조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대출이 확대되고, 원금 상환중인 대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2010년말에 5.1%이었으나, 올해 5월말에는 22.4%까지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의 비거치식 분할상환 비중도 2010년말에 6.4%에서 2012년 말에는 13.9%로 높아졌다.
금융위는 특히 "스페인 등 위기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주택시장 가격조정은 비교적 완만해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가계부실 심화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2000년대 초중반 두 배 전후 급등했던 주택가격이 하락기에 각각 -33%, -32%의 급락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도권의 경우, 두 배 가량 급등했던 주택가격의 하락률은 -4.9%로 완만한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가 금융회사 부실로 전이될 위험성도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선 소득 4~5분위의 고소득 차주가 전체 가계부채의 71%여서 차주의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도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에 49.4%나 됐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점차 낮아져 올 들어 지난 1분기에는 45.7%로 다시 꺾이는 모습이다. 스페인(2011년 54.3%) 등 OECD 주요국가들의 같은 지표가 꾸준히 상승중인 것과 대비되고 있다.
집값 더 떨어져도 금융회사 건전성 큰 문제 없어
금융위는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져도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 금융권 LTV 비율이 50.2%에 불과하고(2012년 기준), ▲은행권 BIS 비율이 14.0%(2013년 3월)에 이르는 등 손실 흡수능력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1.04%(2013년 5월말)인 대출 연체율은 집단대출 연체 등으로 점진적으로 오르는 추세이긴 하나,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경기회복이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가계부채 연착륙을 꾸준히 유도하고,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에 맞춰 저소득층은 국민행복기금에서 채무감면 등을 지원하고, 하우스푸어 등은 금융권에서 채무재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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