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국내 대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업종 등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 탓이다. 최근의 정년연장이나 기업 규제 강화 등으로 기업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인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57개 중 39.5%인 62개 기업이 작년보다 덜 뽑겠다고 응답했다.
작년 수준만큼 뽑는다는 응답은 46.5%인 73개 기업이었으며,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응답은 14.0%인 22개 기업에 불과했다.
실제 삼성과 같은 대표 그룹의 경우도 올해 신규채용 규모는 2만6천여명으로 지난해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올해 7천700명을 채용할 예정으로 지난해보다 2% 가량 증가한 수준이고, LG그룹 역시 지난해 수준인 1만5천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이같이 신규 채용 감소 이유로는 ▲업종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가 46.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내외 경기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 예상하여가 24.2% ▲회사 내부 상황 악화 12.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신규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미래의 인재확보 차원에서( 59.1%) ▲신규 사업 확대(13.6%) ▲기업 규모 증가(13.6%) ▲업종 경기 상황이 좋아서(9.1%) 등의 순이었다.
다행히 고졸 신규 채용 사정은 나을 전망. 삼성을 비롯한 현대차, SK 등 주요그룹이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고졸자를 작년보다 덜 뽑겠다는 기업은 20.6%에 그친 반면 작년 수준(72.6%)이나 더 뽑겠다(6.8%)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노동계 현안이 되고 있는 정년 연장 문제가 장기적으로 신규채용 등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지난 4월 국회에서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청년고용할당제가 통과되면서 부자(父子) 세대 혹은 20~30대 간 일자리 전쟁이 야기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
이번 조사에서는 이같은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로 정규직 신규 채용이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34.2%에 달했다. 예년 수준(65.2%)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높았으나 예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0.6%에 불과했다.
또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로 비정규직 신규 채용이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19.9%, 예년 수준은 78.1%, 예년보다 증가는 2% 등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일부 기업은 미래 인재 확보 차원에서 경기와 관계없이 신규 채용을 늘리려 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 신규 채용을 늘리는 기업보다는 작년 수준으로 뽑거나 오히려 줄이는 기업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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