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윈도PC가 조금씩 몰락하고 있다. PC업체들에 이어 '윈텔 듀오'의 또 다른 축인 인텔마저 실적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와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세계 PC 시장이 사상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PC 출하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줄었으며, 가트너 역시 11.2% 감소했다고 밝혔다.
IDC와 가트너의 발표는 서막에 불과했다. 애플 전문 사이트인 아심코가 16일(현지 시간) 게재한 분석 기사는 더 충격적이다.
PC시장에서 휴렛패커드(HP)를 비롯한 5대 업체 순익을 합한 것보다 애플의 순익이 더 많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윈도 PC업체들, 실속 전혀 없어"
아심코는 IDC, 가트너 등의 보고서와 애플 실적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맥의 마진은 총마진 26%에서 판매 및 관리비용(SG&A)과 연구개발(R&D) 비용을 빼는 방식으로 도출했다.
애플은 매출의 7.1%를 SG&A와 R&D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계산할 경우 영업 마진 18.9%란 계산이 나온다. 이 수치를 PC 영업이익으로 간주할 경우 애플의 수익이 5대 PC업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아심코가 밝혔다.
아심코는 이런 계산을 토대로 애플이 PC 시장 수익의 45%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수치는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 72%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PC시장의 주류를 자처했던 윈텔 진영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아심코는 "PC 마진이 박한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서 "진짜 문제는 박한 마진을 지탱해 왔던 판매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윈텔 진영 또 다른 축 인텔도 휘청
인텔이 이날 발표한 실적도 '윈텔 진영'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인텔은 이날 1분기 순익이 20억4천500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 역시 지난 해보다 3% 감소한 125억8천만 달러에 머물렀다. 특히 PC 부문 매출이 6% 감소해 최근 PC 시장의 실적 부진을 그대로 반영했다.
인텔의 부진한 실적은 퀄컴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대비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 해 12월 끝난 분기 매출이 36% 증가했다. 잘 아는 것처럼 인텔은 매출의 60% 가량을 PC 사업에서 올리는 반면 퀄컴은 모바일 칩 전문업체다.
인텔은 2분기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인 해즈웰을 앞세워 부진 탈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해즈월은 울트라북용으로 만든 고효율 저전력 제품. 인텔은 여기에다 모바일 기기용인 아톰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한 때 PC 뿐 아니라 IT 시장까지 쥐락펴락했던 윈텔 듀오. 하지만 애플에 치이고 모바일에 밀리면서 이젠 조연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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