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위원장 한상진 서울대 교수)가 9일 발간한 대선평가보고서에서 '안철수 공동책임론'을 언급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의 미흡함도 있었지만, 안철수 후보가 보였던 행보에 대해서도 당내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있고, 이것이 대선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평가위는 보고서에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의식조사2013' 결과, 응답자의 72.3%가 '안철수 후보도 대선 패배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의 미숙한 사퇴 방식으로 지지자들의 정서적 통합에 장애가 됐다'는 주장에도 72.3%가 동의했고, '안철수 후보가 사퇴 2주 후 지지 행보를 시작한 것도 문재인 후보의 본선 행보에 제약이 됐다'는 주장 역시 71.5%가 동의했다.
평가위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식조사2013'에서도 '안철수 후보도 대선 패배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53.8%가 동의했으며, '후보직 사퇴 후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주장에 동의한 응답자는 24.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평가위는 "'안철수 현상'은 진행형이고 사회적 관심이 높지만 그가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보인 일련의 행동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공감 정도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물론 평가위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의 65.2%가 문재인 후보에 투표했고, 그 결과 문재인 후보가 얻은 표의 45%가 안철수 후보 지지자로부터 나왔다면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당 내부 인사들도 문재인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인 모습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나 각 후보 지지자들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두 후보 보다 민주당이 조금 더 잘못했다고 보고 있다"며 책임론의 무게를 문재인 후보 측에 조금 더 실었다.
평가위는 "결과적으로 쌍방이 무능력했다"며 "이겨야 한다는 집념이 강한 상태에서 이기려는 전략을 성찰적으로 재검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양측은 자신이 승리한다는 기본 가정 위에서 협상을 했을 뿐 다른 가능성을 예상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후보 협상 과정에서는 민주당이 잘못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안의 다수를 이루고 있듯, 후보 협상 종결 이후 안철수 후보의 행동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양측이 서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화해의 길을 걸음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주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공동책임론'을 언급한 보고서로 인해 안철수 후보가 상처입는 일이 없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상진 위원장이 밝혔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