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치권이 4.24 재보선을 앞두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시선은 재보선 자체 보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5.4 전당대회에 쏠려있는 모양새다.
야권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서울 노원병 출마,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전 대표와 문재인 의원의 선거 지원 등의 이슈가 '주류 대 비주류'의 경쟁 구도로 흐르고 있는 전당대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안철수 변수', 어떤 결과 초래할까
민주당 전당대회는 지난해 대선 당시 '새정치' 돌풍을 일으킨 안 전 교수가 노원병 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친노 주류 측에선 안 전 교수의 등장으로 '대선 패배 책임론'이 재차 불거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고, 비주류 측에선 이를 공세거리로 활용하는 한편 안 전 교수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판세에서 한 발 앞서고 있다고 평가되는 비주류 김한길 의원은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민주당이 없는 야권 재구성은 무의미하다"며 "안 전 교수도 신당을 만들어 독자세력화 하는 것이 그가 추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전 교수가 전당대회 결과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전 교수가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고 '신당 창당'이 가시화될 경우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선택'은 전적으로 당원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이해찬 출격, 친노의 노림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친노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설지 여부다.
문 의원은 부산 영도, 이 전 대표는 충남 부여·청양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선 이들이 이번 재보선을 통해 '대선 패배'라는 족쇄를 벗어던지고 당내 입지를 확보하면서 전당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 있다.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을 경우 이들의 정치력이 입증되고 대선 패배 후 숨죽여 있던 친노 세력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이들이 지원에 나섰음에도 선거에서 진다면 비주류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들의 지원이 소속 의원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일 뿐 큰 의미를 갖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당 관계자는 "문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지원한다고 해서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력을 입증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2곳 모두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도 못한 채 패할 경우 당 전체가 입을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한편 민주당은 아직까지 문 의원과 이 전 대표 측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의원의 경우 본인이 지원 의사를 갖고 있다는 게 당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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