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창간13년 기획]기업 상생 현장을 찾아서 ⓶삼성전자
"간편한 터치는 물론 음성인식 기능까지 갖췄다." 요즘 잘나가는 스마트폰 얘기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와 함께 선보인 '스마트 터치 리모컨(Smart Touch Remote control)' 얘기다.
삼성전자는 화질과 디자인은 물론 리모컨까지 편리성을 강조한 기능으로 스마트TV의 진화를 또다시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최근 영국 IT전문 잡지 '왓하이파이', '트러스티드리뷰'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F8000'의 뛰어난 화질과 '스마트허브', 또 '스마트 터치 리모컨'의 편리성을 들어 각각 5점과 10점 만점을 주며 극찬했다.
화질은 물론 스마트 기능에서 "TV에 대한 기대감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이처럼 삼성 스마트TV의 완성도를 더한 '스마트 터치 리모컨'은 삼성과 협력사가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를 갖는다. 그 주인공이 바로 삼진이다.
삼진은 지난 1975년 설립과 함께 삼성전자 가전제품용 사출물을 납품해온 협력업체.지금까지 지속적인 파트너관계를 이어오며 현재 삼성전자 TV의 가정용 리모컨을 제조, 생산하고 있다.
삼진의 리모컨은 삼성전자 TV에 사용된 신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기술지원 등을 통해 진화를 거듭해 왔다. 리모컨 크기는 기존의 50% 수준까지 줄고, 40여개에 달하던 버튼도 크게 줄어드는 등 스마트TV의 혁신과 함께 한 것.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삼성전자 강소기업 후보업체로 선정,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마침내 음성인식 및 터치패드를 탑재한 '스마트 터치 리모컨'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스마트 터치 리모컨'은 리모컨에서 자주 사용하는 채널, 볼륨키를 터치패드 모서리에 배치해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손가락의 느낌만으로 채널과 볼륨을 조정 할 수 있다.
또 리모컨 상단 터치패드를 이용하면 마우스 없이도 스마트TV의 일반적인 메뉴 조정부터 인터넷 검색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내장된 리모컨 마이크에 명령을 하면 채널과 볼륨을 변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자 입력도 가능하다. 이 리모컨은 삼성전자 프리미엄급 스마트TV에는 기본 제공된다.
삼진은 삼성전자 강소기업 활동 중 이같은 스마트 TV 리모컨 개발에 성공, 2011년 883억원 이었던 매출이 2012년에는 1천350억원으로 50% 가량 껑충 뛰었다.
강소기업 활동을 하면서 음성인식, 블루투스 통신, 클릭어블 터치 기술 등 기존 리모컨과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 연간 467억원의 신규매출을 창출한 것.
삼진은 지금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 트렌드와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 오는 2015년 매출 4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술의 진화도 계속된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통해 보다 스마트한 리모컨을 생산할 계획인 것. 가령 한 두 글자로 인식되던 음성시스템을 변화시켜 일상적인 구어체를 인지할 수 있는 기술로 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 발 더 나아가 훗날 삼성전자에게 기술을 먼저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1년만에 매출 50% 성장, 삼진의 비결은?
실제 삼진은 삼성전자 강소기업 후보로 선정된 뒤 총 60개에 달하는 과제를 도출, 이의 개선을 통해 1년만에 매출 47% 성장 및 20억원의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삼진은 삼성전자에서 파견된 컨설턴트의 제안에 따라 '3정5S' 활동부터 본격화 했다.
이는 정품, 정량, 정위치 등 3정과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 5S를 통해 적재적소에 위치한 물건, 정리정돈, 제품 규격화 등 기본부터 다짐으로써 품질 향상 및 원가절감 효과를 꾀하는 활동이다. 대부분의 제조설비 회사가 이같은 '3정5S'를 강조하지만 작업현장에서 지켜지기 쉽지 않은 대목이기도 했다.
소홀하기 쉬운 일을 완벽하게 했을 때 어려운 기술혁신도 이뤄 낼 수 있다는 컨설턴트의 진단에 맞춰 삼진은 경영층까지 직접 나서 8주간 대대적인 청소 및 정리작업을 진행했고, 작업환경 개선을 통해 생산량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매일 제조현황을 기록한 뒤 우수팀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생산혁신 활동이 병행되면서 조립라인 생산성은 63% 가량 향상됐고, 낭비 비용도 1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의 기술지원을 통해 하이사이클 금형의 신규제작, 냉각구조를 개선해 리모컨 커버 사출시간을 30초에서 9초로 단축시켰고, 생산 캐파도 3배 향상했다. 이같은 활동결과는 해외 공장에까지 전파, 보다 쾌적하고 체계적인 제조역량을 확립할 수 있었다.
특히 삼진의 창업2세인 김승철 대표 역시 삼성전자가 지원한 '미래경영자' 과정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과 경영의 즐거움을 배웠다고 말한다.
'미래경영자' 과정은 삼성전자의 1·2차 협력사 오너 자녀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현업에서 순환교육을 실시, 삼성의 기업문화, 업무 프로세스, 혁신활동 등을 체득하게 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협력사 지원정책 중 하나다.
삼성전자 최병석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은 "강소기업 활동은 무조건적인 지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의 성장으로 인해 삼성전자 역시 한 단계 도약하며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협력사의 잠재 에너지와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협력사의 성공이 바로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 "중기 성장 사다리 놓겠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은 " 최근 세계 IT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경쟁 양상도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을 둘러싼 '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급변하고 있다"며 "모기업과 1·2차 협력사 간 협력이 어느때 보다 중요해지면서 협력사도 기술에서 원가, 납기까지 글로벌 동종업계 업체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제품 및 부품 경쟁력과 직결되는 협력사 역량제고를 위해 '강소기업' 육성에 나서게 됐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협력사는 1등 삼성전자와 함께 동반 1등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최병석 센터장은 "강소기업 지원 및 육성활동을 통해 기업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협력사들이 중소 → 중견기업 →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생태계 내 성장사다리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8월 본격 가동된 삼성전자의 '강소기업' 프로그램은 이같은 목표아래 협력사 성장전략을 분석, 맞춤형 지원제도 형태로 개발, 시행되고 있다. 특히 취약부문 개선위주의 부분 지원에서 탈피, 협력사의 글로벌 역량 확보를 위한 종합경쟁력 제고 및 자금 및 전문인력 파견 등 종합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실제 지금까지 이들 협력사에는 상생펀드 및 신기술 공모를 통해 총 366억원이 지원됐고, 삼성전자 개발, 구매, 제조기술센터, 상생협력센터 및 외부 컨설팅 인력 까지 전문인력의 지원 역시 110명이 4천473일, 업체당 평균 115일에 달할 정도다. 그만큼 대상 업체 선발도 까다롭게 진행된다. 협력사 신청 및 사업부 추천, 현장심사 및 선발 등 엄격할 절차를 거쳐 강소기업 후보사를 선발하고 있는 것. 첫 해 28개사를 선발한데 이어 지난해 11개사 등 총 39개사가 대상에 선발됐으며 올해는 선발절차가 진행중이다. 올해 3년차를 맞고 있지만 이미 14개 강소기업을 배출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파트너로서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게 된다. 최병석 센터장은 "이번에 선정된 14개 강소기업은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선정 후에도 지속 성장 및 기술혁신이 가능하도록 자금, 기술, 인력을 우선적으로 지원 할 예정"이라며 "·향후 신제품 개발 시 우선권 부여 등 삼성전자의 핵심 파트너로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 매년 10∼15개 후보사를 지원, 육성해 오는 2015년까지 총 50개사를 강소기업으로 선정, 지원할 계획"이라며 "또 신기술 개발 공모제 등을 통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자금 및 인력 지원은 물론 협력사로서 동반성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강소기업'은 최근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구축'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업 생태계 경쟁력 구축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병석 센터장은 "협력사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강화, 협력사 사업구조가 건실화 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며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협력사까지 전파, 강소기업 정착 및 선순환을 통한 '동반성장 생태계'구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등 삼성, 협력사도 글로벌 톱5으로 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해당 분야 글로벌 'TOP5'에 들수있도록 자금, 인력, 제조기술 등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강소기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협력사에 대해 기술개발 및 투자 자원 지원은 물론 인력 부분에서도 자사 연구개발 및 제조인력과의 협업, 현장지도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첫 해 28개 협력사를 시작으로 대상 기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올해의 강소기업' 선정식을 통해 강소기업 육성대상 39개 협력사 중 차별화된 기술력, 세계 시장 지배력, 제조 역량 등은 물론, 육성대상 선정 뒤 활동 상황 등 3단계 평가에 따라 총 14개의 강소기업을 선정 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삼진, 신흥정밀, 부전전자, 큐에스아이, 대덕전자, 새솔다이아몬드, 솔브레인, 심텍, ENF테크놀로지, 원익아이피에스, 이오테크닉스, 유진테크, 에스에프에이, 피에스케이 등 14개사가 영예를 안았다. 이오테크닉스는 강소기업 후보 활동을 통해 레이저를 이용한 반도체 웨이퍼 컷팅장비를 개발해 지난해 한해동안 10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앞서 소개된 삼진 역시 강소기업 후보 활동을 진행하며 기존 수십 개의 버튼 때문에 복잡했던 조작을 10개 이내로 줄인 '스마트 터치 리모컨' 개발에 성공, 매출 확대 등에 성공한 경우다. 삼성전자는 이들 14개사에 총 138억9천만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개발, 구매, 제조기술, 외부컨설팅 인력을 파견해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 활동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도록 총력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한 신기술 공동개발, 매출확대 등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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