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朴대통령, '원안 고수' 억지 버려라 "

[정미하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난항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 문희상(사진) 비대위원장은 4일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을 괴롭힌 오만과 독선의 일방통행이 되풀이 된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무리 급하고 제아무리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라고 해도 법률이 정한 원칙은 정부조직개편이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의 촉구 담화, 대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정부조직개편 문제는 정부조직법이라는 정부조직법 개정문제로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며 "청와대의 최근 행태는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고 여당조차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비대위원장은 "이것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 정치에도 어긋난다"며 "국회의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 국회관, 대 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 행복을 이룰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근본적 문제는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며 "여야가 오랜시간 이끈 합의에 대해 청와대가 원안고수라는 이름으로 압력을 가하고 여당은 직권상정, 야당은 단상점거라는 악순환의 구태정치를 이제 또 하자는거냐"며 "어제 오후 2시 회동에 일방적으로 초청해놓고 대변인을 통해 아침부터 계속 원안고수를 주장하면 도대체 어쩌쟈는 거냐"고 되물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번 소동은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 같다. 여우가 두루미를 초청해놓고 두루미에게 접시에 담긴 수프를 먹으라는 격"이라며 "여야가 장기를 두고 있는데 훈수를 두던 대통령이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장기판을 엎으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은 도울 일은 최대한 돕겠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며 "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여야 상생정치, 민생을 위한 정치를 바란다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고 원안 고수라는 억지를 버리고 국회 합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