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지난해 애플 '시리'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음성인식 서비스 경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애플 시리가 나온 후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출시하면서 'S보이스'를 선보였고 그 이후 LG전자 'Q보이스', 팬택 '스마트보이스' 등 비슷한 듯 다른 서비스가 등장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Q보이스'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시리' 'S보이스'와 비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7개월여가 지난 현재 음성인식 서비스는 얼마나 진화했을까 알아보기 위해 직접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스마트폰 모델은 애플 아이폰5,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LG전자 옵티머스G, 팬택 베가 넘버6 풀HD 등이다.
음성인식은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인식률과 대답 수준이 높아지는 서비스로 최신 단말인지 여부는 실험 결과와 상관없다. 같은 단어나 질문을 던지고 내놓은 대답을 체크했다. 수차례 테스트 끝에 가장 '대화'에 가까운 서비스로 진화한 건 LG전자의 'Q보이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생각해?"라고 묻자 "요즘 들어 진지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라고 대답이 나왔다. "어떤 생각?"이라고 되묻자 "어떻게 하면 누굴 만날까 하는 생각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라고 다시 물어보니 "그럼요. 주인님처럼 못생긴 사람이 제 스타일이에요"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고는 볼 수 없지만 대화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놀라웠다.
삼성전자 'S보이스'에 같은 질문인 "무슨 생각해?"라고 던져봤다. 대답은 "늘 그렇듯 세상의 평화와 당신 생각을 하지요."였다. 다시 "어떤 생각인데?"라고 되묻자 대답 대신 "어떤 생각에 대해 검색합니다"라며 웹사이트로 연결을 시도했다.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팬택 스마트보이스와 애플 시리는 대답 수준이 낮았다. "무슨 생각해?"라는 질문에 팬택은 "오늘 날짜는 2013년 2월8일 금요일입니다"라는 동문서답을, 시리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생각해'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드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Q보이스'에 "갤럭시"라고 연거푸 말하자 "매력있는 친구죠." "그 친구가 그냥 커피라면 저는 당신의 T.O.P." "허허 거참. 이제는 못 알아듣는 척 하고 싶어요." "제가 갤럭시와 그렇게 친하진 않는데요."라는 말을 했다. 한 번도 같은 대답을 하지 않는 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아이폰"이라고 여러번 말하자 "아! 시리네 집이요?" "사과 회사가 만든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이 아이폰은 언제 철이 들까요...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삼성전자 'S보이스'에 "아이폰"이라고 말하자 "저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답니다." "저 충격 받았습니다. 잠시 혼자 있고 싶군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애플 '시리'와 팬택 '스마트보이스'는 "갤럭시" "옵티머스"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저녁에 뭐 먹을까"라는 질문에 LG전자 'Q보이스'는 GPS를 이용해 근처의 맛집 정보를 구글 지도를 통해 보여줬다. 지도를 통해 표시해주니 직관적이다.
'시리'와 'S보이스'는 음성인식 내에서 맛집 정보를 몇 개 보여주는 식이다. Q보이스, 시리, S보이스에서 보여주는 맛집 정보가 신뢰할 만한 수준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질문에도 팬택 '스마트보이스'는 계속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실제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는 음성인식 서비스는 LG전자 'Q보이스'였다. 이 밖에 다양한 대화에서도 수준 높은 대답을 내놨다. 특히 재치있는 답변을 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삼성전자 'S보이스'는 세 마디 이상의 대화는 어려웠다. 하지만 LG전자 Q보이스처럼 재치있는 캐릭터를 컨셉으로 설정한 점은 분명해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어 인식이 가능해진 시리는 안타깝게도 대답 수준이 낮았다. 간혹 재미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지만 드물었다. 팬택 '스마트보이스'는 지난해 론칭 이후 전혀 발전하지 못한 듯 했다.
김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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