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올해 초부터 현대·기아자동차가 인기차종의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자동차도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최근 수입차의 잠식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내수부진을 타개하고 수입차 공세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판매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국내자동차업계의 판매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GM은 11일 쉐보레 스파크, 크루즈, 말리부, 캡티바와 알페온 등 5개 차종의 11개 모델(트림)에 대해 5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인하대상 차량을 구입한 고객에게도 가격 인하분만큼 되돌려준다. 주력 차종인 경차 스파크와 준중형 크루즈까지 포함해 가격에 민감한 고객까지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앞서 가격인하를 발표한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각 트림별 사양의 가감 없이 가격만 낮춰 구매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안쿠시 오로라 한국GM 부사장은 "이번 가격 인하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국내 자동차시장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고객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GM은 이달초 무상 애프터서비스(A/S) 프로그램인 '쉐비 케어 3-5-7'를 1년 연장하는 등 올해 내수시장 두자릿수 시장점유율 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역시 전차종으로 저금리 할부를 확대,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제공하는 '착한 할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차량의 가격 인하보다는 개별소비세 환원 후 차량구입 부담이 늘어난 고객들에게 저금리 할부상품을 제공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11일 그동안 뉴 SM3, QM5, SM7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3.9%(36개월), 4.9%(60개월)의 저금리 할부상품을 뉴 SM5 플래티넘(택시트림 제외) 등 전 차종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저금리 할부상품을 이용해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은 뉴 SM5 플래티넘 기준으로 2천만원을 할부로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36개월 기준은 133만6천933원, 60개월 기준은 202만9천295원의 이자부담이 기존 할부상품에 비해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경쟁사의 일부 트림 가격할인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저금리 할부상품의 확대 적용으로 할부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며 "올해부터 의무화된 신연비와 함께 판매 증대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3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쏘나타, 싼타페, 제네시스 등 5개 차종, 10개 트림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했다.
간판 모델인 쏘나타 2.0 모던 모델의 경우 천연 가죽시트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등을 그대로 장착한 채 가격은 22만원 낮췄다. 이외에도 제네시스 프리미엄 스페셜,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의 가격이 90만~100만원까지 인하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기아차가 플래그십 세단인 'K9 2013'을 출시하며 최대 291만원까지 가격을 낮췄고, K5와 쏘렌토R 등 인기차종은 최대 63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표면적으로는 '고객만족'을 내세워 이번 가격인하를 단행했지만, 수입차들의 시장 잠식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위기감으로 다가온 이유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입차업체들은 올해도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라며 "이번 가격인하는 수입차로 발길을 돌리려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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