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 한 해에만 4건의 민사 소송을 주고 받으며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다.
십여 차례 넘게 진행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유출 관련 형사소송까지 합하면 두 회사가 관계된 재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특허심판원 세 기관에서 총 5건이 진행 중이거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발화점은 삼성디스플레이(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핵심 OLED 기술을 개발하던 설비개발팀 직원들의 이직이었다. 현장에서 OLED 패널 대형화의 핵심 공정기술인 스몰 마스크 스캐닝(small mask scanning, SMS) 설비개발을 진두지휘하던 수석연구원을 비롯해 책임연구원 2명이 잇달아 LG디스플레이와 관계사 '야스'에 입사했다.
이들이 속한 삼성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은 협력사와 대형 패널에 적·녹·청색의 유기발광물질을 각각 입히는 스몰 마스크 스캐닝(small mask scanning, SMS) 증착장비를 개발하고 있었고, 개발된 장비가 양산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퇴사했다.
전직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LG디스플레이에 산업기밀을 유출했는지 여부를 떠나,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회사의 주요 전략 제품 개발에 중대한 차질이 생긴 것이다.
삼성 측은 "글로벌 기업인 LG 경영진이 기술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을 훔치려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LG를 비난했고, LG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두 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양사간 인력 이동은 업계의 관례로, 상대의 일방적 흠집내기"라고 맞섰다.
이후 몇 달간 세계 디스플레이 양강인 두 회사는 OLED 기술과 관련된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특허침해금지 소송, 특허무효심판 제기 등을 이어 가며 현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7일 LCD 시야각 기술과 관련한 특허침해금지 소송까지 제기되면서 두 회사의 소송전은 OLED에서 LCD로 확대됐다.
이들 소송은 결과에 따라 사운을 좌우할 수 있는 양사 주력제품 갤럭시S3, 갤럭시노트와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까지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어느 쪽이든 소송에서 질 경우 엄청난 액수의 로열티 지급 등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진 상황. 이 탓에 양측 공방은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치닫는 형국이다.
13일 LG측은 삼성측이 제기한 LCD 특허기술 침해소송에 대해 "아류기술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맹비난 했고, 이에 질세라 삼성측도 "상대가 특허소송 대상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도 못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법정 공방 일지>
-2012. 4. 5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 SMD의 OLED TV 제조와 관련한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SMD 전현직 연구원 및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직원 구속영장 발부 및 불구속 입건
-2012. 5. 1 수원지방검찰청, 전 SMD 연구원 조 모씨 OLED TV 제조기술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
-2012. 5. 11 수원지방법원 형사11단독재판부, SMD 전현직 연구원 및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직원 피고로 형사공판 시작
-2012. 7. 13 수원지방검찰정,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삼성 전·현직 연구원 6명과 LG 임직원 4명, LG 협력업체 임원 1명 등 총 11명 불구속 기소
-2012. 9. 3 삼성디스플레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OLED 기술유출 관련 기록 21종과 세부 기술 18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2012. 9. 27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OLED 패널 설계 기술 관련 특허 7건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소송 제기
-2012. 11. 12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특허 7건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 제기
-2012. 12. 7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CD 시야각 기술 관련 특허 7건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소송 제기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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