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영국 법원이 애플의 '뼈있는' 사과문에 제동을 걸었다.
애플이 영국 법원의 명령에 따라 지난주 '삼성전자는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사과문을 자사 영국 웹사이트에 게재했지만, 그 속에 영국 법원의 판결을 조롱하는 등의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돼 명령불복종 지적을 받은 것이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법원은 애플이 작성한 '애플-삼성 소송관련 공고문'은 부정확한 부분이 있으므로 새 공고문을 올리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현재 공고문을 24시간 내에 제거하고 48시간 내에 최소 11포인트 글자 크기의 새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영국 법원의 콜린 버스 판사가 "삼성제품은 애플만큼 쿨하지 않다(Samsung tablets are 'not as cool' as Apple’s)"고 언급한 판결문의 일부를 애플이 그대로 인용, 사과하는 듯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삼성 제품을 비꼬았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사과문에서 삼성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독일, 미국 법원의 사례를 들어 영국 법원의 판결에 반박의 뜻을 비추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 법원은 같은 특허에 대해 삼성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꼈다고 판결했고 미국 배심원들도 삼성의 특허 침해를 인정해 10억달러가 넘는 손해 배상을 명령했다는 것이다.
결국 애플은 사과문 속에 담긴 반박문 때문에 영국 법원으로부터 또 한번 굴욕을 당하게 됐다.
영국 법원의 명령불복종 지적 후 애플 측 변호사는 "공고문의 게시 목적은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지 우리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자사가 쓴 판결문은 명령에 부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고문 수정에 14일의 기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당했다.
한편 영국 법원은 지난달 삼성 갤럭시 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면서 애플 측에 영국 신문과 집지, 그리고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시카고(미국)=원은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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