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이제 PC 걱정을 하기보다는 모바일 메모리를 걱정해야 합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제5회 반도체의 날' 기념행사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업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권오철 회장은 "PC가 메모리의 주요 소비처였던 시절에서 이제는 모바일이 중요한 소비처로 떠오른 전환기에 있다"며 "PC는 소비량이 많고 스마트폰, 태블릿PC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대신 기기수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PC는 연간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모바일기기는 연간 80% 이상 성장하기도 한다"며 "기기당 사용하는 메모리 증가율도 옛날 전성기 PC를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모바일기기의 메모리 수요 성장세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 회장은 "모바일은 PC가 줄어드는 효과를 충분히 상쇄하는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 회사(SK하이닉스)는 이미 낸드는 대부분 모바일향이고 D램도 30% 이상이 모바일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은 내년 중반쯤 이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권 회장은 "요즘 많은 울트라북, 윈도8 PC 등 많은 신제품이 나오고 있고 모바일 분야에서도 앞다퉈서 태블릿PC나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며 "공급에서도 그동안 시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투자를 줄여 내년에 공급량 증대가 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시황은 내년 중반쯤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2분기가 될 수도 있고 3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연초 계절성이 있고 세계 경제가 안정되는데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지금보다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투자와 관련해서는 "연말 전체 계획은 검토하고 있고 내년까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시황을 볼 것"이라며 "시황을 무시하고 예전처럼 비합리적인 투자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IT기술의 중요성은 권 회장이 힘주어 거듭 강조한 분야다.
권 회장은 "IT기술 없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로봇, 자동화가 잘 되겠느냐"며 "우리나라의 주력 사업들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사업과의 연계는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 우주, 항공 등 미래를 봐도 IT기술이 없으면 안 된다"며 "산업 정책도 분리 분산되는 것보다 더 통합적이고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메모리 사업에 대해서는 "자동차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는 다 관심을 두고 있다"며 "자동차가 모바일 분야 수요를 뛰어넘는 것은 시간이 좀 지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이 국내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양준철 부회장이 대신 답했다.
양 부회장은 "지금 우리 중소 반도체 회사들이 특허 분야에 대해 취약하다"며 "2년 전부터 중소 반도체 업체에 대한 여러 가지 특허 교육을 위해 기초 및 심화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1년에 15개 기업들을 선발해서 직접 찾아가는 특허 멘토링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위해 훈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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