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A.T.커니(A.T. Kearney)로 사실상 주인이 바뀐 대우정보시스템이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 재도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직문화에서부터 사업 구조에 이르기까지 '사명 빼고는 다 바꾼다'는 전략으로 경영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A.T커니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 27%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1대 주주는 현재 34.25%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계 투자법인 글로리 초이스(차이나). A.T커니는 홍콩의 벤처캐피탈 회사인 KMC 인터내셔날의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글로리 초이스가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선임된 손형만 대표이사 외에는 대부분의 임원이 A.T커니 인력들로 채워져 사실상 A.T커니가 대우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구조 전면 개편, '수주' 아닌 '수익' 중심으로
회사 인수 이후 A.T커니는 지난 9월까지 대우정보시스템의 인력과 재무구조, 사업행태, 주요 프로젝트 등 회사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800여명의 인력 중 4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나는 등 일부 갈등이 있었지만 대우정보시스템의 개편 작업은 현재 순항중이다.
개편의 키워드는 '수익성 개선'이다. 이익보다는 매출 중심으로 진행했던 사업 진행 방식을 수익 중심으로 바꾼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 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0억원의 적자를 냈다.프로젝트 관리 부실과 매출 위주의 사업 강행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해 LH공사가 발주한 u-시티 사업을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전면적으로 사업이 중단돼 손해를 입었고 발주 고객의 추가 요청사항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도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따라 대우정보시스템은 수주 위주의 사업 진행 방식을 지양하고 '투자 대비 이익(ROI)이 생기지 않는 사업은 포기한다'는 원칙으로 이익을 철저히 따져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편하고 있다.
또한 금융이자비용 등 고정비 감소를 위해 사용 공간도 서울 관철동 소재 삼일빌딩의 6개층에서 5개층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는 1개 층 공간은 임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경영 환경 악화, 탈출구 찾기에 부심
물론 대우정보시스템의 재도약 행보가 순탄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이 그룹의 IT아웃소싱 업무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대우정보시스템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고 주요 수익원이었던 IT아웃소싱 사업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10년 넘게 진행해 오던 쌍용자동차 IT아웃소싱을 SK C&C에 내줬다. 최근에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동부그룹에 매각되면서 올해 말로 IT아웃소싱 종료가 예정돼 있다.대우조선해양도 조만간 아웃소싱 업체가 바뀔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계약상으로는 대우조선해양과의 IT아웃소싱은 올해 말까지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우정보시스템의 IT아웃소싱 고객은 타타대우상용차, 대우버스, 대우건설, 한국델파이, 한양대, 서울대 정도만 남게된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대우정보시스템이 공공 정보화 사업의 수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공공 사업이 대우정보시스템의 탈출구는 아니다.사실상 공공 부문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직원들의 현지 체류비 사업 투자비 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이에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을 보유한 에너지 관리시스템(GEMS)이나 인사 및 재무회계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신사업과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을 벗어난 IT서비스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내실 다지기는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보고 현재는 성장 파이프라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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