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휴대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변경하지 못한다.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전자금융사기(피싱)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와 한국인터넷진흥원(원장 이기주)은 5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자금융사기(피싱)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휴대폰에서 보내는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이달부터 출시되고 있는 휴대폰(옵티머스G․뷰2, 갤럭시노트2, 베가시리즈(R3, S5, 레이서2)는 이미 발신번호를 바꿀 수 없도록 장치가 돼 출시됐다.
기존 보급된 스마트폰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변경할 수 없도록 점진적으로 추진된다. 내년 2분기 중에는 발신번호가 변경된 문자메시지를 통신사업자가 전달과정에서 차단하고 그 사실을 문자 발송자에게 고지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휴대폰은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바꿀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 기능은 특히 학생 간에 '문자폭력'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부터는 문자메시지에 '보안승급'과 같이 피싱에 자주 인용되는 문구가 들어가면 통신사업자가 이를 차단한다. 내년 1분기 중에는 금융기관 전화번호 등을 발신번호로 사칭해서 인터넷 웹에서 발송되는 문자메시지를 통신사업자가 사전에 차단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를 위해 피싱 신고내용을 분석, 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및 문구패턴을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통신사업자에게 제공한다.
◆인터넷 발송 문자는 식별기호 표시내년 2분기 중에는 인터넷에서 발송된 문자메시지의 본문에 특정 식별기호(예: ⓘ)를 표시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한다.
이 식별기호는 그 문자메시지가 휴대폰에서 발송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웹에서 발송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휴대폰과 달리 인터넷에서 문자를 보낼 때는 회신 전화번호를 임의로 입력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발송 문자메시지에서 피싱과 문자폭력이 자주 발생했다.
또한 내년 3분기 중에는 피싱에 사용된 인터넷 발송 문자메시지의 전달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고유번호를 통신사업자 및 대량 문자 발송자에게 부여하고 문자규격으로 적용한다.
◆자주 쓰는 '보이스피싱' 국제번호는 차단
전화사기(보이스 피싱)를 막기 위해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국제전화 통화(호)도 차단된다.
내년 1월부터 외국에서 발신된 국제전화에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보이스피싱에 자주 사칭되는 전화번호가 나오면 통신사업자가 전화교환기에서 사전에 차단한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보이스 피싱에 자주 쓰이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의 전화번호가 수집된다.
또한 방통위는 보이스피싱 전화의 전달경로를 추적해 국제전화 식별번호를 삽입하지 않거나 해당 전화 호를 차단하지 않는 등 기술적 의무를 위반한 사업자는 행정적 제재를 가하고 피싱에 이용된 가입자회선은 직권 해지한다.
내년 2분기 중에는 스마트폰의 경우 국제전화가 걸려올 때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음성 벨소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유선전화 단말기 등에 대해서는 관련 규격을 표준화해 출시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3분기 중에는 통신사업자들이 국제전화 차단서비스를 부가서비스로 개발해 이를 신청하는 이용자는 국제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메신저 인증실패 횟수 제한
메신저를 통한 피싱 방지도 강화된다.
내년 1분기 중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 가입할 때 타인명의 도용사례를 줄이기 위해 회원가입시 문자 발송을 통한 인증과정에서 인증 실패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본인 인증 체계를 강화한다.
또한, 내년 2분기 중 피싱방지를 위한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예정이다.
10월부터는 피싱에 이용된 가짜 인터넷사이트를 차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현행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금융기관과의 핫라인을 가동하고 신고양식을 통일, 간소화한다.
방통위와 인터넷진흥원은 내년 1월부터 전기통신망을 악용한 복합적인 피싱범죄 대책을 시행하고 보완하기 위해 '피싱대응센터'를 인터넷진흥원 내에 설치·운영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법적 근거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법 개정이전에는 사업자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피싱대책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먼저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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