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4분기 들어 통신3사가 LTE 고도화 단계인 멀티캐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제공하고 있는 멀티캐리어 서비스를 10월초까지 서울 10개 구로 확대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KT 역시 현재 4개구 서비스 범위를 조속히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별다른 발표 없이 가장 먼저 멀티캐리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멀티캐리어란 일종의 주파수 분배 기술로,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져 통신망에 부하가 걸릴 경우 다른 주파수로 데이터를 분산시켜 부하를 줄임으로써 LTE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한 통신사에서도 LTE라는 단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주파수가 서로 다르다보니 멀티캐리어라는 우회기술이 나오게 된 것이다.
◆"LTE 주파수 부족"
현재 통신3사는 멀티캐리어 기술을 아직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인데, 데이터 이용량이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 기술을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요한 점은 '어떤 통신사가 더 많은 멀티캐리어를 설치했는가, 누가 멀티캐리어를 이용할 수 있는가'하는 점이 아니다.
본래 LTE 이동통신망은 '광대역 통신'이 특징이다. 기존 3G망에 비해 대역폭이 넓어 대용량 데이터도 단숨에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것이다.
때문에 LTE의 최대 속도인 150Mbps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광대역 주파수'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적정한 주파수 폭으로 양방향 40㎒(단방향 20㎒)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통신3사가 LTE 용도로 확보한 주파수는 SK텔레콤이 800㎒(상용화)와 1.8㎓(멀티캐리어), KT가 1.8㎓(상용화)와 900㎒(멀티캐리어), LG유플러스가 800㎒와 2.1㎓(멀티캐리어)에서 각각 20㎒폭씩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권준혁 상무는 "이같은 LTE 주파수의 '파편화'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하다. 연속대역의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해 LTE 서비스를 하는 국가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파수가 이처럼 쪼개지고 통일이 되지 않으면 멀티캐리어나 캐리어 '주파수 공용기술'과 같은 우회 기술을 개발, 적용하는데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하게 된다"면서 "뿐만 아니라 단말기 수급 측면에서도 (통신사끼리)서로 다른 주파수 때문에 전략 제품을 수급하려면 적지 않은 물량을 제조사에 사전 보증해야 하는 등 부담이 적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신3사는 필요하다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추가 주파수 할당을 받을 용의도 있지만 문제는 할당할 수 있는 연속대역의 주파수가 현재로서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이다.
지난 해 8월 주파수 경매에서 1.8㎓ 주파수 경매가가 1조원 가까이 치솟았던 것도 1.8㎓ 대역의 연속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KT와 이를 견제하려는 SK텔레콤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석채 KT 회장은 "LTE는 연속대역 주파수 40㎒폭이 최소한 보장돼야 무선인터넷에서도 150Mbps라는 꿈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주파수 경매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가 부득이 KT가 1.8㎓ 주파수 경매에서 물러나게 됐고, 40㎒ 폭 연속대역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꿈의 LTE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잃었다"고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조각'난 LTE 주파수, '광대역' 확보 시급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방통위는 이를 위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수립하고 오는 2020년까지 600㎒폭 이상의 주파수를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며 당장 내년에는 700㎒, 1.8㎓ 및 2.1㎓대역 등 3개 대역 170㎒폭을 확보하고 추가 할당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LTE의 제대로 된 활용을 위해서는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통위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연속대역 주파수를 제대로 할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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