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대표적인 저가노트북업체인 에이서와 에이수스가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성사될 경우 휴렛패커드(HP)를 제치고 단숨에 세계 최대 PC업체로 떠오르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대만 PC 제조사인 에이서와 에이수스가 점유율 하락과 기업가치 급락 등 각종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전격 합병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패드 때문에 쓴 잔' 공통점
대만 PC업체인 에이서와 에이수스 모두 '아이패드 유탄'을 맞은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에이서는 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 출시 전까지만 해도 세계 2위 PC업체로 승승장구했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넷북 바람을 타고 저가 노트북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순식간에 넷북 사랑이 식어버린 것. 여기에다 유럽발 경기침체로 PC 시장 자체가 불황을 면치 못하면서 에이서의 입지도 약화됐다. PC시장에서도 3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맛봤다.
에이서는 2011년 매출이 75% 가량 줄어들면서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에이수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가 노트북 PC를 주력으로 내세웠던 에이수스 역시 노트북 가격 하락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 최근 들어 구글의 태블릿PC인 넥서스7 제작을 담당하면서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경쟁력이 뛰어난 편은 못 된다.
◆합병 땐 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
하지만 에이서와 에이수스가 살림을 합칠 경우 만만찮은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넥서스7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에이수스에다 게이트웨이, 팩커드벨 브랜드를 갖고 있는 에이서가 합칠 경우 단번에 세계 PC 시장 점유율이 18%로 뛰어오르게 된다.
단순 계산할 경우 HP를 제치고 세계 최대 PC업체로 등극하게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역시 두 회사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장 조사회사인 샌퍼드 번스타인&Co는 "에이서와 에이수스가 합병할 경우 아이패드 대항마를 확보할 수 있어 애플과 한판 승부를 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BC 홀딩스 제니 라이 애널리스트 역시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에이수스는 에이서의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지닌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은 두 회사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합병 소문에 힘입어 에이서 주가는 2.5% 상승했으며, 에이수스도 1.7% 올랐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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