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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비 인상' 엄포에 국토부 한발 뒤로?


전주 점용료 부과시 농어촌 제외 검토…업계 "단계적으로는 다 받겠다는 속셈"

[강은성기자]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방송통신업계와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가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방통위는 지난 17일과 24일 잇따라 총리실 주재 회의를 갖고 규제에 관한 부처간 이견 조정에 나섰다.

이번 회의에서는 방통위 측은 "국토부의 개정 시행령 대로 전주에 전선 점용료를 부과하게 되면 전선을 상대적으로 길게 설치해야 하는 농어촌 지역에 방송 케이블이나 인터넷 선 관련 설치비 인상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점용료 부과는 무분별한 전선 설치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화재 위험까지 불러일으키는 불법 전선 설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만약 이로 인해 농어촌 지역의 정보화격차가 우려된다면 점용료 부과 대상에서 농어촌을 제외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는 "농어촌 지역에 부과하는 점용료는 업계에 충격이 가지않고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해 결국 농어촌 지역에도 점용로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방송과 통신업체 등 관련 업계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 전선을 길게 설치해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농어촌 지역인데, 국토부는 이를 마치 제외해 줄 것처럼 말하면서도 단계적 부과를 언급해 조삼모사격으로 말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부 "농어촌 점용료, 일단 낮게 설정하고 단계적 인상"

국토부의 농어촌 점용료 부과 제외라는 안은 애당초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의 '전주에 전선을 설치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고, 전선 설치에 따른 점용료를 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나온 얘기다.

통신사 이익단체인 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 이승진 실장은 "개정안에 따라 점용료를 부과할 경우 통신사업자의 케이블 총 길이를 역산하면 약 895억원의 세금이 추가 부과되고 점용료 상승비, 행정업무 인건비 등으로 500억원이 넘게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비용은 결국 통신비 원가 상승을 유도해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고속인터넷이나 케이블방송을 새롭게 개통할 때면 가구당 3만원 가량의 설치비용을 낸다. 출장기사비와 해당 가구에 인터넷 및 방송을 연결하기 위한 전선 비용 등이 그 것. 하지만 전주에 설치된 전선마다 점용료를 추가로 낸다면 결국 이 설치 비용마저 상승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방통위 관계자는 "물론 사업자가 점용료로 내는 비용을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전가 할 수는 없고, (그런 일이)있어서도 안된다"면서 "그러나 이는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상황에 있을 때 이야기이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불 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도심 지역은 이미 통신3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설치비 등을 섣불리 인상시킬리가 없지만 시골지역처럼 경쟁이 별로 없는 곳은 이용자에게 추가 부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총리실 농수산국토정책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이미 도로법 시행령에 공중선을 도로점용 허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국토부 안대로 추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토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정책관은 "다만 한전, 통신사 및 케이블사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점용료 부과 지역에서 농촌, 산간, 도서 지역은 제외하는 방안 또는 점용료 수준을 낮게 설정해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등의 대안이 있을 것"이라면서 "대안을 검토한 후, 다시 협의해 나가야한다"고 방통위 측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부담을 줄여준다 하더라도 향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면, 나중에 세금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는데 사업자로서 이 지역에 대한 진입이 선뜻 이뤄질리 만무하다"면서 "눈가림으로 당장 세율을 낮춰준다 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결국 설치비 인상 등의 요금인상 폭탄을 불러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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