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전에 이미 선행 기술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명의 증인을 불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지역법원에서 열린 특허소송에서 삼성은 우드워드 양 하버드대학 전기공학과 교수, 수석 디자이너인 왕지연씨, 소프트웨어 개발자 클리프튼 포린스(Clifron Forlines), '더블터치'의 CEO 이테이 셔먼(Itay Sherman) 등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이날 심리에서 삼성전자는 그 동안 애플이 주장한 특허권이 무효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특히 삼성은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개발하기 위해 수백명의 디자이너를 참여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애플의 디자인이 과거에도 있었던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구체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날 삼성이 제시한 여러 증거는 영국 등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냈던 증거여서 주목된다.
◆"애플 제품,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주장 이어져
삼성전자는 우선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자사 디자이너를 증언대에 세웠다. '애플의 디자인을 베껴 쉽게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위해 노력한 것.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 왕지연씨는 "갤럭시S를 처음 만들 때 회사 내 다른 부서에 있는 수 백 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며 "갤럭시 폰의 아이콘을 만들 때 여러 가지 디자인을 고려했지만 이용자들의 마음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는 전통적인 휴대폰 이미지를 채택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삼성은 지난 1994년 나이트-리더(Knight-Ridder) 정보디자인 연구소의 태블릿PC 제작에 참여한 로저 피들러(Roger Fidler)의 비디오 증거 녹취록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당시 제작된 태블릿은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사각형 모양에 모서리가 둥글며, 전면부가 평평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피들러는 "당시 개발한 태블릿은 기기 전면부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시도했다"며 "그것은 그 당시 나온 제품들과 다른 것이었다"라고 증언했다. 피들러의 증언은 지난 7월 영국 법원이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을 기각하도록 이끈 주요 증거다.
삼성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뒤이어 출석한 증인은 '멀티터치'라는 회사의 CEO이자 20여개의 특허권자인 이테이 셔먼(Itay Sherman)이다.
그는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인 커다란 화면에 둥근 모서리, 마름모꼴 스피커 구멍 등은 아이폰이 발표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5년 6월에 등록된 일본 디자인 특허 JP638이 애플의 것보다 선행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일본 특허 디자인과 애플의 디자인은 작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애플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다르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2006년 등록된 한국 특허인 'KR547'도 애플의 디자인과 유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LG전자 '프라다폰'이 이 특허를 통해 제작됐다고 증언했다.
아이패드와 유사한 선행 기술은 HP의 태블릿인 TC-1000이며 이 제품은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무려 8년전인 2002년 만들어졌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iOS4- iOS5도 삼성 특허권 침해" 주장
삼성전자는 이날 우드워드 양 하버드대학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애플의 iOS4와 iOS5가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카메라가 장착된 기기에서 이메일과 사진을 넘기고 전송하는 기술에 대해 규정한 460 특허 등이다.
양 교수는 삼성의 특허권이 "스크롤 키를 이용해 사진을 넘기는 기능을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패드2는 사진을 넘길 때 스와이핑 기능을 사용하긴 하지만 '균등론'에 따라 삼성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삼성의 공세에 애플측 변호인인 레이첼 크레반스(Rachel Krevans)는 증인들이 삼성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차례 질문하며 증언을 반박했다. 삼성전자-애플 기기의 아이콘, 글꼴을 비교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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