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과천, 일산, 분당선에 설치된 DMB 중계기 점용료를 두고 분쟁 중인 지상파DMB업계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이 끝내 법정에 섰다.
최근 케이블TV 업계도 도로 점용료를 올린다는 국토해양부와 갈등을 겪고 있어 방송업계와 기간시설과의 충돌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6년치 점용료 60억원을 청구한 철도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달 7일 첫 공개 변론을 실시한 데 이어 오는 8월8일 2차 변론이 진행된다.
과천, 일산, 분당선을 운영하는 철도공단이 지난해 지상파DMB 6개 업체들을 상대로 60억원의 중계기 점용료를 청구하고 지상파DMB 업체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분쟁이 시작됐다.
올해 초 지상파DMB 측은 "과도한 점용료 요구에 과천, 일산, 분당선 내 지상파DMB 방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만류로 방송을 지속하고 있다.
6개 지상파DMB사업자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철도공사 측의 과도하고 부당한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별위원회는 현재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5~8호선의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선의 인천메트로에 각각 연 1억5천만원정도의 점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연 4억원 가량의 점용료를 냈지만 저조한 영업이익을 감안해 2008년부터 절반 이하로 낮췄다는 게 특별위원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독 철도공사와는 정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철도공사 측이 영업이익을 감안한 비용 산정이 아닌 국유재산법에 의거한 방법으로 점용료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철도공단이 보유한 전체 시설 비용 대비 DMB 중계기가 차지하는 공간에 해당하는 비용을 산정해야 한다는 것. 그 결과 연 7억원이 넘는 점용료가 산정됐으며, 연체료까지 더해 6년치 60억원가량을 내야한다는 게 철도공단의 주장이다.
하지만 특별위원회는 2차원 평면 지도를 기준으로 한 계산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중계기가 천장에만 설치돼 있는 원형 설비라 해도 평면인 2차원 지도를 기준으로 하면 천장에서 바닥까지 꽉찬 원기둥으로 처리돼 실제론 비어있는 공간이 전혀 감안이 안된다는 것.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2차원 지도를 기준으로 점용료를 산정하면 우리가 사용하지도 않는 공간까지 비용을 지불하게 돼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서울메트로, 철도공사, 인천메트로는 해당 사업자가 직접 소유해 점용료 산정에 사업자 자율 조정이 가능하지만 철도공단은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점용료 산정을 철저히 국유재산법에 따라야 하며 2차원 지도가 아닌 3차원 지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별위원회 측은 "이미 국토해양부로부터 3차원 지도 사용 여부는 양측이 협의해 판단하라는 답변을 받았는데도 철도공단 측은 여전히 60억원을 청구한다"고 반발해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케이블TV 업계도 국토해양부의 도로법개정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도시미관 정비를 위해 공중선(전기, 통신선 등)에 대한 도로점용허가제 도입, 도로점용료 신설, 전주 등에 점용료 30%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6월13일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통신사업자연합회와 함께 개정안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케이블TV 업계는 ""도로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통신과 케이블TV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2조2천억원을 상회해 통신과 방송 요금의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개정안 철회를 촉구 중이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