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세계 TV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OLED 연합군'을 꾸렸다. 두 회사는 차세대 OLED 패널과 모듈 합작 개발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특히 "양사 고유의 기술을 통합해 개발 효율성을 향상시켜 2013년까지 양산화 기술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향후 성과물이 나와봐야 한다"며 "아직까진 위협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자사의 기본 기술 및 프린팅(인쇄) 기술을 이용해 인쇄 방식 기반의 OLED 패널을 개발해 TV 및 대형 디스플레이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쇄 방식의 OLED 패널 기술은 고화질 대형 OLED 패널 및 모듈을 더 저렴한 비용으로 양산하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소니, 파나소닉 "관련 기술 꾸준히 개발해왔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공동 개발에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소니의 경우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11인치 OLED TV를 선보인 전례가 있다. 또 2011년에는 25인치 전문가용 OLED 모니터를 공개하는 등 증착 기술을 이용한 OLED 디스플레이의 양산 및 제품 출시를 지속해 왔다.
나아가 증착 및 인쇄 방식을 결합해 하이브리드 OLED 기기 제조 기술을 구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산화물 TFT와 플렉시블 유기 TFT 등 개발 성과들을 관련 컨퍼런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파나소닉은 최첨단 '전체 인쇄 방식'으로 고화질 대형 OLED 패널 기술 개발을 추구해왔다. 현재는 이 방식으로 OLED 패널을 제조할 수 있는 독자 설비 기술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전체 인쇄 방식은 제조비용 절감과 더불어 OLED 패널 대형화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업체는 또 대화면, 고화질 시트형 디스플레이를 목표로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의 연구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한편 소니와 파나소닉은 차세대 기술 개발 외에도 OLED 패널 및 모듈 양산 단계에서의 협업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업계 "위협? 아직 일러"
국내 업계는 "잘 되겠느냐"는 부정적인 반응과 "일본업체니까 무시할 순 없다"는 긍정적 해석이 분분하지만 위협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패널 업계 한 관계자는 "뒤늦게 도전하는 입장에서 똑같은 걸 추구할 순 없으니 조금 다른 방식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론적으로는 인쇄 방식이 더 나을 수 있지만 단순히 도전한다고 해서 기술이 앞서간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데 뛰겠다는 격"이라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인쇄 방식이 좋고 편하고 하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가 소니와 파나소닉의 발표를 아직 '계획' 수준으로만 보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LG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국내 OLED 패널 제조사들은 세부적인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증착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새로운 인쇄 방식을 개발하기보다는 증착 방식을 통한 양산 및 시장 주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단은 일본 업체들도 OLED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눈길을 두기 시작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도 "나중에 구체화되고 제품이 나와봐야 위협인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성급한 판단을 자제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