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카카오톡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보이스톡'이 사실상 국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이동통신사, 인터넷 업계는 mVoIP에 대한 논쟁이 달아올랐고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이용자들이 연일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신청하는 방법을 전달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톡 이미지를 그대로 본뜬 피싱 앱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카카오톡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심지어는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이통사 간 동맹도 LG유플러스가 mVoIP을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용자들은 적극 환영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사업의 기반을 깨뜨린다며 업계 전체의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카카오톡이 mVoIP를 지속할경우 현재 월 5만4천원 요금제에서 허용하던 하한선을 7만원대 안팎으로 40% 가까이 높인다는 방침도 불사하고 있다.
출시된 지 이제 갓 2년을 넘은 서비스 카카오톡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뭘까. 바로 3천500만에 달하는 국내 이용자들이다. 카카오톡이 우리나라 통신 대기업을 상대로 쉽지 않은 전쟁에 뛰어든 데에는 3천500만 가입자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마이피플·라인·네이트온톡 등 모바일메신저가 mVoIP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가입자 수 뿐 아니라 이용빈도 수에서 카카오톡에 못 미치며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카카오가 이번 보이스톡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내놓은 명분은 바로 '이용자'다.
카카오 측은 "글로벌 서비스 이후 국내 서비스는 실시하지 않느냐는 이용자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심지어 편법으로 보이스톡을 사용하는 방법이 떠돌면서 서비스 실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일본에 이어 지난달 전 세계 지역으로 보이스톡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우리나라는 제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데이터 트래픽 부담 등이었지만 실제로는 이통사의 반대가 가장 컸다.
그 와중에 이용자들은 스스로 인터넷 상에 보이스톡을 설치하는 방법을 퍼뜨렸고 이통사에 대한 불만도 강하게 표출했다. 영리하게도 카카오는 이를 기회로 삼아 이용자들을 카카오 편에 세우며 명분을 만든 것이다.
지난 7일 보이스톡을 포함한 mVoIP 전면 개방을 결정한 LG유플러스도 이용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LG유플러스는 mVoIP 개방을 통해 이용자들의 민심을 얻어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SK텔레콤 KT가 경쟁사가 mVoIP를 제한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상에선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갈아타겠다'는 이용자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전 큰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선덕여왕'에선 '하늘을 얻는자, 세상을 지배한다'고 했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는 한 치 앞도 모를 지금의 모바일 시대에선 '민심을 얻는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진리가 아닐까.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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