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최근 소주 소비가 감소하고 맥주 소비가 증가한 이유로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소맥' 폭탄주 때문이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리서치 전문기관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3월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전국의 소비자 약 2만 여명을 대상으로 '음주행동 및 태도에 관한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중 9명은 술 하면 소주 아니면 맥주를 떠올렸다. 지난 3개월 간 가장 자주 마신 술도 소주가 절반(50%)을 차지하고, 맥주가 36%를 차지했다.
소주와 맥주를 합하면 86%에 이른다. 즉 10명 중 8~9명이 소주와 맥주를 가장 자주 마신다고 응답했다. 소주와 맥주를 합한 증가세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84%, 지난해 85%에 이어 연간 1%씩 증가해 미세한 변화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소주와 맥주를 마신 양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2년, 즉 2010년과 2012년 사이에 맥주는 31%에서 36%로 5% 포인트 증가하고, 소주는 53%에서 50%로 3% 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소주와 맥주의 격차는 지난 2010년 22% 차이에서, 2년 사이 14% 차이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최근 여성 소비층의 증가와 저도주 소비 증가로 맥주 소비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첫 술자리(1차)에서 주로 마시는 술을 들여다 보면 색다른 결론을 얻는다.
첫 술자리(1차)에서 주로 마신 술로 지난 2010년과 2011년 초에 2%에 불과하던 소맥 폭탄주는 이번 조사에서 12%로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와 지난 3월을 비교하면 첫 술자리에서 맥주를 주로 마신 비율은 24%로 변화가 없으며, 소주는 오히려 61%에서 51%로 10% 포인트 감소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맥주 애용자는 그대로 맥주를 마신 반면 소주파는 6명중 1명이 '소맥 폭탄주'로 돌아섰다는 해석이다.
소주에는 다행스런 점이 있다면 '소맥 폭탄주'는 1차용 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2차부터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향이 뚜렸했다. 또한 막걸리나 와인 같은 다른 주종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단순히 맥주는 키우고, 소주는 누르는 역할을 할 뿐이다.
업계 전문가는 "음주 변화를 단순히 마시는 패턴으로만 파악할 수는 없지만, 소맥 폭탄주의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이 새로운 음주패턴으로 자리잡기 단계에 들었는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숨 고르기인지, 일시적 유행의 끝으로 하락을 준비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누가 시장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가에 따라 시장이 재구성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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