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지난해 통합 법인을 설립하며 영업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인지도는 크게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이 따라 올해 주류시장은 1, 2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리서치 전문기관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10월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전국의 소비자 2만1천514명을 대상으로 '음주행동 및 태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주종별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는 것은 물론 양강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소주 시장은 전국구를 브랜드로 둔 참이슬(Fresh)과 서울/경기와 강원을 중심으로 한 처음처럼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처럼은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다음용률과 최선호률에서 전년 동기 조사에서 보다 각각 2%p 가량 상승했다.
반면 참이슬(Fresh)은 지난해 하이트맥주와 영업조직 통합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다음용률과 최선호율은 전년 동기에 비해 2~4%p 하락했다.
맥주시장의 변화는 소주보다 더 크다. 좀처럼 변하지 않을 것 같던 하이트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하이트는 최초인지, 최다음용, 최선호 지표 모두 전년 동기대비 하락한 모습을 보인 반면 제1 경쟁 브랜드인 카스는 3가지 지표 모두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음용과 선호지표는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하이트에 역전하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이트진로의 차세대 스타였던 맥스도 이번 연도를 기점으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초인지도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최다음용과 최선호지표에서는 각각 3%p, 2%p 하락했다.
같은 회사의 드라이피니시d도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반면 지난해 3월에 출시된 OB맥주의 OB골든라거는 아직까지 최초인지율은 미미하지만 3~4%대의 음용율 및 선호율을 보여 신제품으로서는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막걸리 시장은 서울장수막걸리와 국순당의 양강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장수막걸리가 30%수준의 최초인지율과 최다음용률 최선호율로 1위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국순당생막걸리를 중심으로 한 국순당 삼형제의 도전 또한 거세다.
삼형제를 합하면 최초인지 35%, 최다음용 32%, 최선호 36% 등으로 세가지 지표 모두에서 서울장수(생)막걸리를 앞섰다. 자사 제품간의 카니발리즘(제살 깎아먹기)을 감안하더라도 남는 장사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저도주 시장은 백세주의 독주 하에 청하, 보해복분자, 산사춘, 매취순, 매화수, 설중매 등 전통의 강자들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는 있다.
다만 백세주와 청하만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청하만이 유일하게 인지도를 포함한 주요지표에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류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합병과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의 통합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결코 깨지지 않을 것 같던 1위의 위상이 바뀌는 등 올해 대한민국의 주류시장은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말이 가장 잘 대변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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