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법 개정안 처리 무산에 SW업계 발끈

[김수연기자] 18대 국회 본회의가 취소되면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SW 산업진흥법 개정안)' 처리까지 무산되자 소프트웨어업계가 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야 갈등으로 18대 국회 본회의가 취소되면서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비롯한 59개 민생법안의 이후 향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것을 전제로 그동안 공공 시장 참여를 비롯한 SI사업 강화를 추진해 왔던 소프트웨어 업계로서는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이대로 폐기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공공 SW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원회(이하 법사위)에 계류중인 상태로 앞으로 본회의에 상정돼야 처리될 수 있다. 만일 8대 국회 임기(5월 29일)내에 법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의원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 SW업계 "믿고 준비중이었는데..."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새 시장 확보를 바라던 소프트웨어 업계는 큰 실망감에 싸여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망이 실망으로 돌아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여찬기 한국SW전문기업협회장은 "협회 회원사 가운데 SI를 하는 SW기업들의 경우,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열망이 대단히 컸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끝까지 양심과 의지를 갖고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소관부처인 지식경제부와 SW기업들이 아무리 'SW 산업진흥법'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어도 국회에서 (처리를) 안 해주면 이렇게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 성실한 법 처리를 촉구했다.

여 회장은 본회의가 예정돼 있던 24일보다 하루 앞선 23일 오후, 무소속 정태근 의원, 지식경제위원장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며 'SW 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음에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지난해 말 SI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내부 역량 강화해 매진하고 있는 안랩의 실망감도 크다.

안랩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SW기업이 발전하고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데 매우 획기적인 역할을 할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무산으로 통과가 불투명해져 안타깝다"며 "SI전담 조직을 꾸리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IT서비스사업부문을 신설한 핸디소프트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핸디소프트는 'SW 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로 다양한 사업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지난해 TFT를 구성, 6개월간의 사전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초 IT서비스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솔루션 납품위주의 비즈니스에서 탈피해 특화된 솔루션과 전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안형 SI사업과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따른 전문화된 SI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도 세워놓은 상태.

핸디소프트 복병학 SI사업지원본부장은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어서 관련업계에서는 법 통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회가 자신들의 목적 달성만을 위해 법안 처리를 무산시켰다는 데에 소프트웨어 산업인으로서 몹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에서 꼭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며, 핸디소프트에서는 지금까지 준비해온 대로 법 통과 이후의 시장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비즈니스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W 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이후 재편될 보안SI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상화 솔루션 기업 등 전문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는 SGA 역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SGA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고, 이를 통해 중소업체들에 보다 많은 사업기회가 주어질 수 있겠다고 기대해 왔는데, 개정안 자체가 사실상 폐기될 수 있는 상황까지 오게 돼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털어놨다.

한편 'SW 산업진흥법' 개정을 추진해 온 지경부는 18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19대 국회에서는 정부입법을 통해서라도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경부 SW산업과 정대진 과장은 "여야간에 이미 합의를 본 'SW 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아직까지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로 머물게 돼 실무자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18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19대 국회에서 의원입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정부입법으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