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영입은 한 목소리, 당 이념은 '중도'↔'진보'

[채송무기자] 총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인 민주통합당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설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를 위한 당의 이념적 배경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정체성에 대한 이념 투쟁이 재현될 전망이다.

최근 당의 중도파들은 총선 패배의 원인을 당의 진보적 방향 전환에서 찾으면서 중도 온건 측 목소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박빙 경쟁 끝에 패배한 김효석 의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안 원장 영입을 위해 당이 보다 온건 합리적 성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절대 다수 국민들의 인식과 당의 인식에 거리가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움을 넘어 두려움을 느꼈다"며 "당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결과 민주당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간 지대, 중원을 우리가 잃었다는 사실을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의 스팩트럼을 넓혀야 한다. 시대의 흐름인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되 한 쪽의 이념적 틀에 갇히거나 특정 진영의 논리에 빠진 모습은 안된다"며 "당장 구성되는 당 지도부에서부터 이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빠르게 대선 정국으로 진행될 것인데 당내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뿐 아니라 밖에 있는 안철수 교수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안 교수더러 당에 들어오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이 안 교수의 정책과 철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4선에 성공한 이종걸 의원은 "꼭 중도로 가려고 하기 보다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더 믿음직스럽게 실천해야 한다"고 정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조속한 안 원장 영입을 주장한 바 있다.

당내 진보파인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미 FTA의 경우에도 메시지를 명확히 해야 하고 그에 대해서는 추호도 흔들림 없이 가서 집권해도 이를 할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그런데 그 정도도 옆에서 뭐라고 하면 흔들리는 등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민주통합당이 극 좌파적인 결정을 한 것이 무엇인가"라며 "우리가 주장한 중요 정책 내용이 더 중도화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없다. 다만 더 신뢰성 있게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도 "안철수 교수 영입이 정책을 중도로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인지는 살펴봐야 한다"며 "안 원장이 현재 민주통합당의 정책 기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신 이 의원은 "당 주류가 안 원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것을 하지 않고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든 세력들이 함께 뛸 수 있는 공정하고 열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