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SK하이닉스는 한국 반도체 승리의 표본이나 마찬가지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불황일 때 호황에 대비한 투자를 과감하게 단행해야 하는데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말부터 채권단 공동관리 상태에 돌입한 이후 투자 계획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주인 없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 세계 2위, 낸드 플래시 세계 4위라는 성적을 일궈냈다. 지난해 말에는 10년만에 SK텔레콤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데도 성공했다.
(사진)무엇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공동대표를 맡을 정도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책임 경영을 하려는 모습이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는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고 SK하이닉스의 앞날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일본 엘피다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것으로 반도체 시장 내 치킨게임이 마무리되는 듯 보이지만, 엘피다 인수전 향방에 따라 후속적인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수익성을 좌우하는 D램 가격의 흐름도 확실한 상승세로 단정짓기에는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본격적인 실적 반등 시기를 상반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권오철 사장은 "메모리반도체를 열심히 해왔지만 여전히 시장 내 위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점유율 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공격적 투자를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계획대로 2분기 중 20나노급 D램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차세대 메모리인 STT M램, Pc램, Re램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또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사업 확장 로드맵도 차근차근 짤 계획이다.
2012년 올해는 하이닉스에 있어 역사적인 해이다.
우선 SK그룹의 식구가 되면서 강력한 오너십이 주도하는 경영을 기대하게 됐다.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투자의 비중을 D램 중심에서 낸드 플래시 중심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 낸드 투자액이 D램 투자액을 추월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중국 우시에 있는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오철 사장은 "올해는 좀 본격적으로 낸드 사업 위상 제고에 노력할 계획"이라며 "낸드 시장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성장으로 수요 증가세가 예상되는 만큼 열심히 해서 지난해 4분기 기준 11~12%인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부터 메모리반도체 업계 전체가 극심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반사적으로 한국 업체들이 시장 내 위상을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라며 "사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보완해줄 대주주를 만난 만큼 올해 공격적인 투자로 전성기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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