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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박빙구도 흔드는 안철수…'제2의 박원순' 재현되나


4·3 전남대 강연에 관심, '非與' 총결집 이뤄질까

[채송무기자] 여야가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일부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안철수 원장이 4.11 총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작년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은 여야가 1대1로 진검승부를 벌였다는 점에서 현 4.11 총선 구도와 유사하다. 당시 시민들이 참여한 국민 경선을 통해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뽑히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았지만, 선거 경험이 전혀 없던 박원순 캠프는 이내 위기에 봉착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캠프의 강한 네거티브 공세 속에 지지율 침체를 겪기도 했다. 당시 박원순 캠프 전략본부장이었던 민주통합당 박선숙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지지율이 역전됐었고, 심각한 위기감에 처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원순 후보가 위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야권의 강한 결집이었다. 당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시민 사회 세력 등 모든 야권 세력들이 총 결집해 박원순 후보를 도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2% 부족했다.

박원순 후보의 승리를 위한 마지막 2%는 선거를 이틀 남겨 둔 24일날 채워졌다. 바로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캠프를 방문해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안 원장은 공개 서한을 통해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우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층과 중도 세력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던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선거는 사실상 야권의 승리 구도로 흐르기 시작했다.

박원순 후보는 선거 결과에서도 새누리당의 지지세가 강했던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서울 지역에서 나경원 후보를 압도했다. 결과는 나경원 후보 46.21%대 박원순 후보 53.40%로 박원순 후보의 승리였다.

당초 4.11 총선에서 안 원장은 기존 정치권과 일정 정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면서 야권을 긴장시켰다. 지난 28일 서울대 강연에서 안 원장은 "만약 제가 (정치에)참여를 하게 된다면 어떤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기성 정치권에 참여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안 원장은 이내 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서울 도봉갑의 인재근 후보, 경기 의왕과천의 민주통합당 송호창 후보의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일부 야권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안 원장은 인재근 후보에게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여성,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해졌다.

경기 의왕과천의 송호창 후보도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아는 송호창은 늘 함께 하는 사람이며 온유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아울러 공동체에 대한 선의와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안 원장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 원장의 최근 이 같은 발언으로 4.11 총선이 새누리당과 여권을 제외한 모든 세력들이 결집한 선거 구도로 짜여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야권은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비등한 정권심판 여론이 야권 후보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아 고민"이라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다.

중도층과 젊은층의 지지가 높은 안 원장이 야권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불과 12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이 야권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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