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안 원장이 지난 27일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설령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고 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안 원장은 과연 대선에 참여할까. 참여한다면 어떤 식으로 하게 될까.
안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대선 출마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주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있는 분들이 잘 해주시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즉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자신이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원장은 "나에 대해 '우유부단'이라는 표현도 쓰는데 내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하면 그간 긴장했던 양당의 정치하던 분들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며 반대로 참여하겠다고 하면 내가 공격의 대상이 되지 긍정적 발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서 있으면서 양쪽을 끊임없이 자극해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것이 제 진심"이라고 말했다.
결국 안 원장의 대선 출마는 기존 정치 세력이 제대로 된 쇄신과 정책을 펼치느냐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여권이 쇄신 노력을 하고 야권이 통합을 위한 움직임을 하던 지난 1월 경 미국 출장을 마친 후 "양당이 소임을 다하면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그대로 안 원장이 정치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안 원장은 "미국에서 보니 민주당도 전당대회를 잘 치르고, 한나라당도 강한 개혁 의지를 가진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현재 정치권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이는 서울대 학생의 강연에서 "내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하면 그간 긴장했던 양당의 정치하던 분들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 것에서 유추할 수 있다.
지난 해 9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주를 품고 한나라당이나 현 집권세력에 대해 '망해라' 이런 것은 절대 아니다. 잘 변신했으면 좋겠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올 1월 미국 출장을 가기 전에는 각 당의 쇄신에 대해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지금 대선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며 "지금 대선 출마하겠다고 말한 분이 한 분도 없지 않냐, 왜 나한테 묻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고 대선 출마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27일 발언은 이제까지 안 원장이 정치에 대해 한 발언 중 가장 구체적이었다.
안 원장의 심중에는 정치에 대한 계획이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이날 대선 출마에 대해 "자격 문제와 사회적 책무가 주어지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며 "만약 제가 참여를 하게 된다면 어떤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진영 논리에 휩싸여 공동체의 가치를 저버리는 판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선을 위해 민주통합당 등 기존 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일정정도 선을 그은 것이다. 결국 안 원장이 대선에 참여한다면 기존 정당과 다른 무소속이나 제3정당 후보로 시작할 전망이 높아졌다.
그러나 안 원장이 대선에 참여한다면 결국 현재 상수가 되고 있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9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으로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제가 만약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이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또 "나는 (박정희 독재 정권 시절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 (현 집권세력이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거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안 원장이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은 이처럼 명확하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밝힌 안 원장이 이후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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