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4·11 총선 쟁점으로 부상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대야 역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집권 후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던 민주통합당이 '재재협상'으로 한 발 빼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틈을 타 한미 FTA 재재협상론의 선봉에 선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말 바꾸기’를 비판하며 전세역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인터넷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미 FTA, 6년간 말바꾸며 살아온 달인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이 참여정부 당시 한미 FT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발언들이 담겨 있다.
영상에 따르면 한 대표는 총리 시절 "한미 FTA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야 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고,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한미 FTA를 계기로 국론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미 FTA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황우여(사진) 원내대표는 "한미 FTA는 한 대표가 노무현 정부 시절 11개월간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강력 추진돼 그 실체를 확정지었던 것"이라며 "중대한 국책시업이요, 정부의 기본적 입장을 그때 그때 말바꾸기 한 데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이 추진한 한미 FTA와 새누리당이 추진한 한미 FTA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딱 하나 다른 점은 그 때는 민주통합당이 여당이었고 지금은 야당이라는 것 뿐"이라며 "한미 FTA와 관련해 연일 거짓말을 하다가는 피노키오 처럼 코가 길어질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반(反) 한미 FTA 전략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그래, 올 테면 와 봐라. 한 판 붙어 주마' 이것이 새누리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쉽게 말을 자주 바꾸는 정치인을 국민들 중 누가 지지하겠느냐"며 "민주통합당은 좀 더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구상찬 의원은 "집권하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는 주장을 하기 보다는 농축산업과 어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필요한 대책은 강구하지 않으면서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한심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저는 제 지역구인 농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에 대변인으로서 찬성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저의 작은 양심과 배치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언행은 초선 의원이 가지고 있는 작은 양심 보다도 못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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