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스마트TV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애플이 상표명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영국 방송사가 '아이TV(이하 iTV)'란 명칭 사용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때문이다.
드라마 '다운톤 애비' 등으로 유명한 영국 방송사 'ITV'가 애플이 비공식 스마트TV 상품명으로 자사명과 동일한 iTV를 사용한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애플은 2008년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를 처음 선보였다. 애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완벽한 TV형태를 갖춘 스마트 TV 사업 진출에 대한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해 하반기부터는 애플이 올 연말쯤 스마트TV를 선보일 것이란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공식 명칭이긴 하지만 iTV로 알려진 애플의 스마트TV는 벌써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아이폰4S에 탑재된 음성인식기능 '시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애플이 올해 봄부터 일본 샤프의 10세대 LCD 패널 공장에서 iTV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라는 전망이 여러 외신들을 통해 제기돼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방송사가 'iTV'란 명칭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애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ITV 측은 올해 애플이 스마트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애플 측에 ITV 상표권 사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라지 ITV 커뮤니케이션그룹 책임자는 "ITV란 이름은 아주 강력하며 브랜드 가치가 높다"면서 "우리는 ITV와 관련된 다수의 등록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담 크로지어 ITV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애플 측에 자사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상표권 분쟁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아이팟을 앞세워 음악 사업에 진출한 이후 비틀스 음반판매 전문업체인 애플과 한 동안 공방을 벌인 적 있다. 또 지난 2007년 스마트폰 시장 진출 당시엔 '아이폰'이란 명칭을 놓고 시스코와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편 애플은 iTV를 내세워 비디오 콘텐츠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최근 제기됐다.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iTV를 활용해 유튜브와 같은 모델로 콘텐츠 시장 장악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AT&T나 버라이즌 등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고 독점 또는 비독점적인 네트워크 접속 권한을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애플은 캐나다 통신사인 로저스, BCE 등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애플이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콘테츠 라인업을 강화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원은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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