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곳간을 든든하게 채우고 있는 1천억 달러 가까운 현금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현금 보유액이 976억달러(한화 약 110조원)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분기 말 현금 보유액 816억달러에 비해 16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현금 배당 등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 주주들로선 '두둑한 현찰 더미'를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폴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현금으로 어떤 일을 할 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보유한 1천억 달러 가까운 현금이 어느 정도 돈일까? 대표적인 경쟁 상대인 구글과 비교해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 해 말 현재 구글의 은행 계좌에 찍혀 있는 돈은 446억달러 수준. 따라서 애플의 현금 보유고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 구글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테크크런치는 좀 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페이스북이 오는 5월 기업공개(IPO)를 무사히 끝낼 경우 시가 총액이 1천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현재 갖고 있는 현금만으로도 페이스북을 몽땅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애플은 초대형 인수 합병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BGC의 콜린 질스 애널리스트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인수는 애플에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대신 현금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쪽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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