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약가 일괄인하 조치를 두고 11일부터 이틀간 마라톤 간담회를 연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산업의 몰살을 주장하며 반발해 온 제약사들이 복지부를 설득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와 제약업계 관계자는 12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양평의 한 연수원에서 약가인하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 위해 비공개 합숙 간담회를 개최한다. 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이 주재하며, 비용은 전액 복지부에서 부담한다.
참가인원은 제약업계 130여명과 복지부 실무자 등 총 160여명에 달한다.
복지부는 이번 간담회를 위해 지난 7일 예정돼 있던 건강보험법 약제결정 및 조정기준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도 연기했다. 행정예고에는 약값 일괄인하를 위한 조치가 담겨있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약가인하 제도 시행 전 제약사들의 입장을 좀 더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며 "합리적인 대안이 있으면 제약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8월 12일 내년 1월 특허가 만료된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의 약값을 평균 17% 일괄인하해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약값을 깎겠다는 내용을 담은 약가 인하안을 발표한 바 있다.
복지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약가인하 정책이 약값 거품을 없애 국민 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을 연구 개발 중심으로 선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들어 제약사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방침이다.
약가인하에 '1일 생산중단 검토'라는 카드까지 내놓으며 격렬히 반발해온 제약업계는 약가인하로 예상되는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제약사별로 재무상황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약가인하의 부당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복지부를 설득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장제약사 상당수는 주주들을 의식해 실적 공개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실적을 부풀려 회계 및 경영 관련 자료들을 조작 또는 수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런 신빙성 없는 자료들로 복지부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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