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그리스 등 유럽연합 일부 국가의 재정불안과 미국에 이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내외 금융불안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실물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또 이번 금융불안은 동시다발성으로 지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화될 조짐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국가들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이 긴축 재정으로 선회했다.
지난 8월 주요국 가운데 중국은 6.2%, 영국 4.5%, 브라질 7.4% 등 전년대비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와 교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올해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지만 최근 긴축 재정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바꿨다. 또 우리나라의 대(對)美, 對EU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주요국 재정불안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올 들어 꾸준히 수출이 증가하고 는 있으나, 수출 중심의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지난 2월(1일∼20일) 우리나라는 중국으로 59억8천200만달러 어치를 수출해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3.2% 늘었다.
◆對中 수출, 금액은 늘었지만 증가율 여전히 마이너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난 9월(1일∼20일) 對中 수출은 68억1천700만달러로 금액으로는 13.96%(8억3천500만달러) 늘었지만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6%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對EU 수출은 22억1천600만달러에서 24억5천만달러로 10.56%(2억3천400만달러) 상승했지만 증가율은 5.3% 증가에서 마이너스 21.7%로 돌아섰다.
이 기간 미국은 금액(29억2천300만달러→25억2천200만달러)도 13.17%(4억100만달러) 감소하고 증가율도 41.5% 증가에서 마이너스 15.2%로 떨어졌다.
지난 3월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
부문별로는 주요국 수출비중이 높은 반도체, 컴퓨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봤다.
같은 기간 컴퓨터 수출은 3억8천700만달러에서 4억7천400만달러로 22.48%(8만7천만달러) 늘었다. 증가율은 마이너스 15.7%에서 마이너스 4,.2%로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에 머물렀다.
가정용 전자제품 수출도 금액(6억100만달러→7억2천900만달러)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마이너스 성장률(-3.5%→-11.8%)은 더 심화됐다.
반도체도 금액(22억8천500만달러→23억6천400만달러)은 늘었으나 수출 증가율(3.4%→-19.1%)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우리은행 외환사업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이들 주요국 시장 비중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선진권 경기둔화가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이들 국가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지고,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신흥국가로 영향이 전이된다면 우리나라도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EU의 성장률 1%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각각 2%, 4% 내외의 감소효과를 미친다"며 "자동차는 신흥국 수요증가로, 석유는 고유가로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IT의 경우 수출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업계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선 다변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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