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제약업계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정부의 8·12 약가 일괄인하가 내년에 시행될 경우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일부 품목에 대해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21~28일까지 한국제약협회 회원사 19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31개사(16%) 중 30개사가 687개(18.3%) 품목의 생산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약가 인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제품 구조조정(25.5%)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저가 원료 사용 등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22.3%), 판매관리비 축소(16.0%)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제약사들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4.78% 수준이었던 연구개발(R&D) 투자비 비중이 약가 인하 이후에는 4.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약 개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대답한 제약사도 28개사에 달했다.
원 의원은 "시장 환경과 산업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약가 인하 정책을 시행할 경우 약제비를 오히려 증가시켜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이날 오전 임시총회를 개최해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약가 일괄인하와 관련해 경과 보고 및 대책 수립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며 "그동안의 협회 대응 경과를 보고하고 임채민 장관 면담 후 대화분위기를 감안한 향후 대책 수립에 대해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협회는 임 장관 면담 시 업계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지난 5일 각 회원사에 긴급 공문을 발송해 오늘 오후까지 회원사별 재무상황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협회는 이 자료를 오는 11~12일까지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인 보건복지부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제출할 예정이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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