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성적 오류 사태를 초래했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은 문제 발생 두 달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본격적인 대합입시가 시작되면서 관계 당국은 물론 학부형과 수험생, 사업 수행 기업에 이르기까지 나이스의 안정적 운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나이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2011년 국정감사에서도 피할 수 없는 논제로 지적되고 있어 사건의 재발 방지와 안정적인 운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는 최근 '나이스특별대책단'을 꾸리고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태의 발생 원인으로 지적된 프로그램의 코드 오류를 해결하고 앞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도 철저히 예방하고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류 0%' 위해 나이스특별대책단 출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안정적인 시스템 가동을 위해 그동안 분산 운영돼 온 나이스 관련 업무와 기능별 조직을 단일화시켜 지난 15일 나이스특별대책단을 출범시켰다.
대책반은 총 31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차세대 나이스의 업무 프로그램과 물적기반 운영, 현장 지원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중 현장지원팀은 시도에서 선발된 나이스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 시도별로 발생했던 나이스 개선관련 각종 요구 사항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현장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종합적인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성무 나이스특별대책단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시스템 전수 조사부터 새롭게 추가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설명하고 "시스템적 오류 처리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국 16개 시도의 시스템이 분산돼 있어 그동안 운영면에서 다소 불만이 제기됐던 점 역시 해결하기 위해 현장 지원 기능도 추가했다"면서 "담당자들과 운영자들을 1대1 매칭시켰고 운영 전반에 걸친 모니터링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안정적인 운영 경험을 토대로 학교 생활 기록에 이어 앞으로 회계 부문에도 나이스를 확대 도입할 예정이며 앞으로 학부모, 학생이 모두 이용가능한 수요자 중심의 종합교육행정정보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류 0%'를 확신할 수 없는 이유
하지만 나이스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된 프로그램 오류가 '테스트 샘플과 경험치의 부족'에서 비롯됐듯 이를 적용하는 실전에서도 '오류 0%'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7월 관계 당국과 사업 수행 주체인 삼성SDS는 나이스 프로그램 오류가 '과거 시스템의 60%를 재활용해 새로 설치된 DB의 연산 오류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었다.
특히 '소숫점 한 자리를 버림처리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석차 산정시 소숫점을 몇 자리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 당초 규정했던 원칙을 적용 못한 채 프로그램을 그대로 돌려 예기치 못한 석차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나이스의 '소숫점 오류'는 무려 2만9천7명에 달하는 고등학생의 내신 석차 및 등급 오류를 야기시켰고 오류가 발생한 학교 역시 전국 823개교에 달하며 이 중 350개교 2천416명의 석차 등급이 변경됐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선학교에서는 방학 중에도 직접 담당 교사가 학교에 나와 성적을 재 입력하고 2만9천여명의 성적을 정정해야 했으며 전체 고교생 190여만명의 성적을 재 검증하여 발송하는 수고를 해야했다.
교과부 역시 점검위원 12명, 전문위원 12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 특별점검단을 꾸려 지난 8월2일부터 한달 간 차세대 나이스 구축 주요 산출물을 검토하고 업무담당자와 감리용역팀인 한국IT감리컨설팅과 협의하며 테스트 환경 구성 및 주요업무 기능점검표 개발 등을 진행했다. 삼성SDS에서는 ▲소스코드 검사(Inspection) ▲제3자(전문가) 테스트 ▲주요업무 기능점검(DB 및 보안 분야 현장점검) 등을 실시했다.
한국학술정보원측의 한 관계자는 "성적을 정정하고 성적표를 재발송해 8월부터 시작된 수시모집 전형에 문제는 없었다"면서 "교과부와 2011년도 2학기 대비 나이스 업무 추진 기본 계획을 세우고 특별점검에 따른 개선 대책 등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SDS 관계자 또한 "사태 발생 직후 시스템에 함수법 재정비 작업을 진행해 문제 발생 하루도 못 지나 시스템은 원상 복구시켰다"고 설명하며 "지금도 50여명의 직원이 유지 보수 작업에 투입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계약상 오는 2012년 2월까지 나이스에 대한 무상 유지 보수를 해 주기로 돼 있다.
◆국감으로 간 '나이스 사태', 파장은?
당장의 문제는 해결했다지만 나이스 사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복잡하면서도 자주 바뀌는' 교육 행정 문제와 사업 수행 주체인 삼성SDS에 대한 책임 요구 등의 과제를 남기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상황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나이스 사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김유정 의원실 관계자는 "나이스 구축 과정에서 관련부처가 오류를 미리 예견하지 못한 것을 집중 추궁할 것"이라며 "교과부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질의하고, 추후 나이스 사업에 대한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성엽 의원실 관계자 또한 "교과부와 교육학술정보원으로 부터 받은 자료 분석 결과 지난 6월부터 9월5일까지 신고된 성적 입력 오류 건수가 3천건이 넘었고 2009년 5월부터 9월5일까지 교무 업무 분야 오류는 1천260건, 일반행정 분야는 500건 정도 됐다"며 "이같은 오류가 왜 발생하는지와 대책을 질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통해 삼성SDS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행정적 대응 검토를 지시한 상황이나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는 "자문 변호사를 통해 법률 자문을 구하고 관련 업무를 진행중이지만 아직 회신은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사태가 잘 마무리 됐고 피해복구와 재발방지가 더 중요하므로 법적 대응보다는 삼성SDS와 협력,시스템 개선과 안정적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성적 오류 사태를 불러왔던 나이스 사태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오고 또 그동안 묻혀 있던 교육행정에 대해 어떤 문제 제기를 할 것이며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지 지켜 볼 일이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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