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애플이 액정표시장치(LCD)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본 샤프의 LCD 공장에 1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1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또 샤프가 애플과 2012년에 선보일 아이폰6용 절전형 디스플레이 공급에 관한 계약도 이미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애플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완제품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양쪽이 서로를 치고받는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애플이 칩과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에 대한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었다. 애플은 부품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두번째로 큰 고객이었다.
샤프 뿐만이 아니라 엘피다 메모리, 도시바 등 일본의 반도체 제조 회사들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관계가 악화할 경우 애플로부터 대규모 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일본 무역성의 슈조 다카다 산업진흥국장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로 샤프와 도시바는 애플과 더 탄탄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한때 산업 공동화(空洞化) 위험에 처했었는데 이같은 투자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말 이후 일본 언론들은 애플이 1천억엔(미국 돈 약 13억 달러)의 자금을 샤프 공장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왔었다.
MF 글로벌 FXA 증권의 애널리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샤프의 가메야마 공장에 10억 달러의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루벤스타인은 "이번 투자가 샤프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는 지난 6월 TV 패널 공장 가운데 하나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용도의 중소 규모 패널 공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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