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LG전자가 히타치와 함께 수처리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수처리 관련 시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LG전자(대표 구본준)는 오는 10월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 'LG-히타치 워터 솔루션 주식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자본금 규모는 180억원으로, LG전자와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는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9월 자체적으로 수처리 사업에 진출했다. LG전자의 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수처리 시장에서 7조원을 달성하는 것. 이를 위해 10년간 5천억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이영하 사장은 올 초 CES 2011에서 "수처리 등 신수종 사업에 대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며 "올해는 LG그룹의 각 공장 공정수 등 설비, 각 공장 폐수처리 등으로 기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향후 대외시장 및 글로벌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외 전문기업과의 사업 협력이나 M&A, 조인트 벤처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가능성이 현실화된 게 이번 합작법인인 셈이다.
◆2012년 5천억 달러까지 시장 성장 예상
수처리 사업 시장은 그 규모나 성장 가능성 면에서 꽤 매력적인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처리 사업 시장 규모를 지난해 기준 약 3천460억 달러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5천억 달러의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
특히 수처리 플랜트 사업은 운영 전문업체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통합 솔루션이 제공되는 추세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민영화가 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운영업, 제조업, 건설업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건설업이 30%, 운영업과 제조업이 36%씩 비중을 차지한다.
UN에 따르면 최근 몇년동안 한국의 여과 수처리기기 수출 증가율은 주요 선진국을 크게 상회하는 180%에 달했다. 국내 수처리용 막개발, 수처리 설비제조, 정수기기, 가정용 설비 등 수처리 제품 관련 생산기업들은 연평균 9.6%의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우리 정부 역시 물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물 산업 시장을 2015년까지 20조원의 규모로 성장시킬 예정이며, 환경부는 하수처리 재이용 시장 육성을 위해 2016년까지 1조 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환경 변화 또한 이 시장의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UN에 의하면 2025년 전세계적으로 약 27억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하게 되고, 전세계 국가 중 20%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에 있는 수자원 중 사용 가능한 담수는 2.5%에 불과하며 그 중 70% 가까이는 바로 사용이 불가능한 빙하가 차지하고 있다.
유럽 환경청의 물 사용 지수(WEI, 가용 담수 자원양 대비 담수 사용량)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역시 31%의 WEI로 물 수요와 공급의 집중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다.
◆일단은 국내 시장 공략…향후 신흥시장 진출
LG전자 역시 이같은 시장의 중요도에 주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와 히타치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양사간 시너지를 내는 등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히타치는 국내 시장을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고, LG전자는 부족한 엔지니어링쪽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합작법인의 1차 목표는 캡티브 마켓을 비롯한 국내 시장 선점이다. 캡티브 마켓은 어느 기업의 자체 수요에 의해 형성되는 전속 시장을 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 HA사업본부가 수처리 사업을 진행한 것은 일종의 테스트 베드격이었다"며 "합작법인도 우선은 캡티브 마켓쪽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중국, 인도 등 물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시장에 브랜드를 갖고 진출할 계획이 타진된 바 있다.
LG-히타치 워터 솔루션 주식회사는 설비 및 플랜트 기획, 설계, 조달, 설치/시공과 함께 수처리 관련 첨단 핵심 기술의 연구 개발을 공동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수처리 시설의 운전 및 유지 관리에서 제작, 판매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LG전자 HA사업본부와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도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삼성을 비롯해 코오롱, 웅진, 효성, 동양 등 대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진출해 있다.
수처리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은 현재보다는 앞으로의 전망이 좋은 편"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투자 비용도 커지고 환경에 대한 정책도 강화되는 등 물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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