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스타크래프트를 둘러싼 지적 재산권 분쟁이 늦어도 5월중으로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일부에선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원저작권자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한국e스포츠협회와 방송사 측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3년 넘게 끌어온 지적 재산권 분쟁 자체가 블리자드나 한국e스포츠협회, MBC게임·온게임넷, 10곳의 협회 이사사에 어떤 형태로든 이득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히려 양측 모두 잃어버린 실(失)만 분명해 보인다.
e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와 방송사들간 소송이 대단히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원저작권자인 블리자드는 자신들이 아니면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세웠고 방송사나 일부 언론은 '10여년동안 e스포츠를 같이 노력해서 만들었다'라는 정성적 근거로 게임에 대한 막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등 접점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스포츠의 기반이 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지재권 문제가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양 측의 분쟁에 e스포츠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소송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한 게임방송사가 제공한 개인전리그와 프로리그 시청률은 참담했다. 1위에서 5위까지의 프로그램만 놓고 봐도 시청률 평균이 채 0.5%도 나오지 않았다.
블리자드와 e스포츠 이해당사자들간 분쟁은 e스포츠의 저변 확대에 쓸 수 있었던 시간과 비용을 모두 서로의 자산을 갉아먹는데 쓴 셈이 됐다.
결국 국내에서 e스포츠는 아직 수익성 있는 스포츠 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재권 협상 관련 성명에서 "현 프로리그 운영 구조는 타 프로 스포츠 산업처럼 다양한 수익구조를 통한 안정적 리그 운영과 부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매년 적자구조의 리그 진행 비용을 협회 이사회비로 일정부분 보전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2 출시에 맞춰 스타2 리그가 분란 없이 함께 출범할 수 있었으면, 블리자드와 e스포츠계가 거둘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훨씬 컸으리라고 본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물론 협상이 타결된다면 지금도 때는 늦지 않았다. 빨리 과거를 잊고 같은 방향으로 걸음을 떼야 한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번 분쟁은 인프라가 만들어지지도 않은 환경에서 이권 다툼을 벌였다는 점에서 볼 때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경험을 상생의 문화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 e스포츠에 참여하는 게임업체와 방송사, 협회 모두 팬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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