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에게 4월7일 목요일(현지시간)은 굴욕적인 날로 기록될 듯하다.
시가총액이 대만의 HTC에 밀린 날이기 때문이다.
7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노키아 주식의 시가총액은 미국 돈으로 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반면에 HTC는 3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HTC가 '휴대폰 거함' 노키아를 기업가치에서 누른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분석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대수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노키아가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 HTC가 한 대를 팔 때 노키아는 19대를 팔 정도로 판매 대수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문제는 판매 단가다. 스트래티지 분석에 따르면, 노키아는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이 85 달러다. 이에반해 HTC는 평균 360 달러다. 대당 수익 측면에서 HTC가 노키아에 비해 월등할 것으로 짐작되고 있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내년에도 35% 가량 고속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HTC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39%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노키아의 심비안의 경우 19%로 떨어질 전망이다. 노키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MS와 윈도폰 분야에서 제휴하기로 했지만, 관련 제품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올해의 경우 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하다.
가트너에 따르면, 노키아가 제휴한 MS의 윈도폰은 내년부터나 약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트너는 윈도폰이 내년에 11%의 시장을 점유하고, 2015년에 가서야 20%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노키아로서는 올해와 내년이 큰 변화 속에서 시련을 견뎌내야 할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캐롤라이나 밀라네시 "이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노키아에 너무 많은 신뢰를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노키아에 대한 신용을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윈도폰으로의 전환 과정의 성과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스탠다드푸어스도 지난달 말에 노키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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