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존 챔버스 시스코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가 "길을 잃었다"며 직원들에게 '반성문'을 보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챔버스는 이날 아침 "우리는 길을 잃었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며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편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그는 또 "시스코시스템즈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임직원에 대해서도 혼란에 빠트렸다"며 경영적인 과오에 대해 인정했다.
시스코의 최근 두 분기의 실적은 시장을 실망시키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에 이 회사는 매출 성장률이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보다 낮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 2월에도 경쟁 심화, 공공시장 수요 감소로 이익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지난 52주 동안 3분1 가량이 빠졌다.
그는 결과적으로 "시스코시스템즈는 그동안 성장의 동력이었던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이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챔버스는 특히 "시장이 과도기에 있고, 시스코시스템즈도 과도기에 있다"며 "지금은 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으로 몇주 동안 많은 변화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앞으로 시스코가 집중해야 할 5개 사업 영역으로 라우팅, 스위칭과 서비스, 협업, 데이터 센터 가상화, 아키텍처, 비디오 등을 꼽았다.
존 챔버스가 이처럼 통렬한 반성문을 쓴 것은 최근 시스코시스템즈가 경쟁의 본류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스코는 최근 전통적인 주력 제품인 라우터나 스위칭 장비에서 셋톱박스와 소비자기기 쪽으로 사업을 확대해왔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사업전략이 핵심 경쟁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해왔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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