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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진, IT산업계 "단기 제한적, 장기화가 문제"


글로벌 경제 변수 촉각…부품수급도 장기화시 '차질'우려

[박영례기자] 일본 강진에 따른 여파에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및 부품수급 등 단기적인 문제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위축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지 우려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강진 여파에 따른 부품 소재 수급 등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사태 장기화 및 글로벌 경제 영향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급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당장 우려되는 핵심부품 소재 등 조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해도 일본 강진으로 국제 환율, 원자재값, 글로벌 경기 등 거시적인 변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정세나 천재지변 등과 같은 경제 외적 변수가 커지면서 기업경영의 리스크도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여서 이에 대한 대응체제 강화 등에도 부심하고 있다.

◆"단기 실적 등 영항 제한적"

이번 여파로 IT 산업계의 경우 반도체 LCD의 경우 일부 재료 및 장비 대일 의존도가 높고 TV나 휴대폰 등 완제품의 경우도 상황에 따라 수급 등의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중요 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20%를 웃돌고 있는데다 LCD TV 주요 부품인 TAC필름이나 유리원판의 수입비중은 90%를 웃돌고 있다.

아울러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생산에 필요한 MLCC 등 각종부품 (SAW filter, FPCB,시스템LSI반도체)의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강진이 발생한 직후 D램 등 가격이 반등을 보이는 등 수급불안에 대한 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실제 직후인 지난 12일 낸드 현물가격은 상승세를 보였고, 가격이 오르지 못한 D램도 현물시장 내 호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반도체 LCD 휴대폰 등 IT업계는 사태가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부품의 경우 일정 규모의 재고가 확보돼 있는데다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LCD 소재 부품수급 등 상황은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당장 실적 등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공급선 다변화와 함께 해당 부품 업체들 역시 생산시설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1~2개월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웨이퍼(Wafer), EMC 등 일부 재료 장비를 제외하면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휴대폰, TV 등 전기전자부품의 경우도 핵심부품 공급 등에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높다.

당장 이번 지진으로 6개 공장 가동인 중단된 소니의 경우도 전기전자 완제품 등과 관련된 수급 및 생산 영향은 제한 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니 관계자는 "피해가 예상되는 6개 공장은 케미컬, 에너지쪽으로 전기전자 완제품 생산 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빠른 복구 및 구호에 3억엔 규모의 현금을 지원하고, 3만대 규모의 라디오 등 장비를 기증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IBK 증권도 14일 보고서를 통해 "파나소닉 LCD 공장은 정전 사태로 생산 차질이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외에 각종 프로세스 케미칼, 광학필름 등 필수 부품/소모품류는 피해 상황이 알려진 바 없어 판단 하기 어렵지만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반적으로 국내 산업에의 영향은 생산에 필요한 각종 부품 조달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태 장기화 - 글로벌 경제 변수 '촉각'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될 때다. 무엇보다 엔화 약세 등과 같은 환율, 자금 이탈, 수요 위축 등 글로벌 경기 위축과 수출경쟁력 약화,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경우다. 최근 원자재값이나 국제유가 상승 등에 일본 지진에 따른 변수까지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예측할 수 없다는 점으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가령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도시바, 르네사스 등 일본내 주요 기업의 일부 공장이 지진지역 주위에 있어, 진동으로 인한 일시 생산중단 상태로 가동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관련 제품의 일부 수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

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원재료 재고 물량 확보로 단기적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 도쿄 인근에 소재한 아사히글라스 등 부품소재 공장 정전으로 일부 생산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패널업체의 아사히글라스를 통한 유리기판 조달비중은 2009년 기준 LG디스플레이가 14%에 달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12% 수준이다.

휴대폰의 경우도 현 부품 등의 재고물량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재고 규모가 1개월정도 수준으로 장기적인 수급 불안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지경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대일본 수입이 미미해 영향이 크지 않으나 LG전자, 팬택의 경우 현재 확보한 재고물량이 1개월 정도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급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국, 국내 업체로 거래선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에셋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생산을 위한 MLCC, SAW 필터, FPCB,시스템LSI반도체 등 각종 부품의 수급 차질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일본 지진 등 경제 외적 변수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영향보다 이번 사태가 환율, 글로벌 경기, 금융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시 국내업체의 수출경쟁력 약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등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 등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같은 돌발 변수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체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비상대책반을 운영하지 않더라고 유사시 관계부서간 대응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조직 운영의 유연성, 민감도를 높이고 있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경영 대내외적 변수가 늘면서 빠른 대응을 위해 사안 발생시 관계부서간 TF 운영 등 대응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최근의 환경 등과 관련한 변수가 늘면서 환경전략팀, 기후대응팀은 물론 CRO 산하 비상계획그룹 등 대응체제를 더욱 확대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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