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최근 정부와 민간 모두 국내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민간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는 지난달 23일 3차회의를 열고 국내 대기업 56개사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추진노력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지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등도 공동으로 동반성장 추진 점검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회의에서 참석, 업무보고를 통해 동반성장 추진 점검반 운영의 내실화를 다지고, 동반 성장 현장 실태 조사 및 동반성장 확산 현황 등을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경제수석을 반장으로 발족한 점검반은 지경부, 공정위, 중기청 직원 6명으로 구성, 동반성장에 대한 각 부처 정책을 총괄 점검한다.
이에 앞서 지경부와 동반성장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선도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한전, LH, 수자원 공사등 15개 기관이 참여한 '공공기관 동반성장 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24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정부와 위원회의 행보와는 반대로 일선 기업에서 동반성장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다.
GS의 경우 각 계열사별로 동반성장 추진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GS칼텍스의 경우 앞으로 정부의 동반성장 평가에 대해 대응은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부와 위원회의 대책에 따라 대처는 하겠지만 일선 주유소까지 5천여곳이 넘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차츰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최근 구조조정에 따라 업무가 이관되면서 협력사 수도 집계하고 있지 못한 상태.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회사 구조조정으로 업무가 이곳 저곳으로 분산, 통합돼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기업들로 대부분 마찬가지. 다만, 전국에 5천400여개가 넘는 1,2차 협력사를 가진 현대·기아자동차그룹만이 동반성장에 대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세우고, 또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최근의 동반성장이 나오기 이전부터 결제 대금 현금지급 등 협력사와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도입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동반성장이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준비가 없기는 위원회나 정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위원회는 최근 동반 성장의 실질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하도급법 관련 공정위 직권·서면조사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경부 동반성장팀에 따르면 아직 이 같은 실행계획은 위원회와 정부간 조율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확정된 방안은 아니다.
또 정부의 동반성장 추진 점검반의 경우 실무진으로 이뤄져 있을 뿐 위원회와 정부 간 고위 협의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동반성장 문화를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최근 정부 부처에 동반 성장 관련 업무를 강화하고 동반 성장 위원회도 발족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없고 이를 총괄한 범정부차원의 전담 협의체도 없는 상태에서 동장성장은 '따로 국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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